오늘은 남편과 부여에 다녀왔다.
부소산성을 걷고 낙화암을 거쳐
고란사 선착장에서 황포돛배를 탔다.
"꿈꾸는 백마강" 노래가 흘러나온다.
아버지가 생전에 즐겨 부르던 노래다.
백마강을 바라보며 '꿈꾸는 백마강'을 듣고 있노라니 아버지가 그리워진다.
몇 년 전 부여에 처음 왔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는 아이들도 함께 와서 시끌벅적 정신이 없었는데 그 와중에 들려오는 백마강노래에 나는 반쯤 혼이 나갔었다.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아버지가 떠올랐기때문이다.
울컥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날 이후 부여와 백마강 황포돛배는 내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흐르는 강물에 뒤늦은 안부를 실어 보낸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움은 커지고 이렇게라도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음엔 혼자 와야겠다.
그때는 그리움만큼이나 큰 내 슬픔과 아픔과 미움도 함께 실어 보내련다.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잃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
저어라 사공아 일엽편주 두둥실
낙화암 그늘아래 울어나 보자
고란사 종소리 사무치는데
구곡간장 올올이 찢어지는 듯
누구라 알리요 백마강 탄식을
깨어진 달빛만 옛날 같구나
#부여 #백마강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