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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현 작가 Jul 04. 2024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

5. 달성 도동서원


도동서원은 한훤당 김굉필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

김굉필은  조선 전기 유학자며 김종직의 제자, 조광조의 스승, 남효온의 친구이다. 정여창·조광조·이언적과 함께 동방사현으로 불렸다. 정여창의 일두고택이 함양 개평마을에 있으며, 경주 양동마을엔 회재(晦齋) 이언적이 경상도 관찰사로 부임할 때 중종(中宗)이 그 모친을 돌볼 수 있도록 1543년경에 지어 준 살림집인 향단이 있다. 

도동서원은 비슬산 기슭에 '쌍계서원(雙溪書院)'으로 창건됐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04년(선조 37)에 지금 자리에 재창건하고 '보로동 서원(甫老洞書院)'이라 이름 짓고 김굉필 위패를 모셨다. 1607년 '도동'이라는 사액을 받아 사액서원으로 승격되었으며, 한강 정구(鄭逑) 선생을 추가 배향했다. 서원을 다니다 보면 적잖이 한강 정구 선생을 만난다. 

바로 이 정구 선생이 도동서원 앞 우람한 은행나무를 심은 장본인이다. 전통마을을 찾아다니다 보니 우리 옛것이 새삼 좋아진 건 물론이고, 곁들여 본 서원이나 향교도 산사山寺 못지 않게 편안하고 고적하며 정갈해 자꾸 가고 싶어진다. 나무 앞 팻말에 보면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약 400년이며, 안동부사로 재직 중이던 김굉필의 외종손이고 이황의 제자인 한강 정구 선생이 도동서원 중건 기념으로 식수한 것이라 적혔다. 


달성에 와서 이 서원만 훌쩍 보고 지나기엔 섭섭하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인 인흥마을에 들러 전통가옥을 두른 담장에 늘어진 능소화보며 토석담장 길을 걸어보자. 나팔꽃도 닮고 나리꽃도 닮은 능소화가 여름 따가운 볕에도 아랑곳없이 꽃을 벙근다. 마을 건축 연대는 200년 안쪽이지만, 주변 경관이 보통 이상이다. 능소화 꽃 무더기를 보려면  유월 중순 아침, 이슬 함초롬히 머금은 자태를 보러 서둘러 나설 일이다.

 인흥마을에 가려면 능소화가 피는 계절에 가야 한다. 이어 도동서원에 들러 옛 선비의 자취를 느껴보자.


  

                                                                  도동서원

                                                            달성 인흥마을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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