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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니 Sep 12. 2023

                     살구야




여름 빛 사이사이 초록 잎 아래

봄날 하얀 꽃 지고

초록 열매 주렁주렁 열렸네



여름 빛에 발갛게 달아올라

부끄러운 아가 마냥

살구 빛이 되었네



초록 잎 안으로

올망졸망

잘도 달렸네



엄마 잎 그늘 아래

아가 주먹 야무지게 꽉진

살구야 살구야



스쳐가는 바람에 툭 하는가 하면

세찬 여름 비에 아랑곳 않고

데롱데롱 하네



야무진 아가 손

주먹 한번 펴볼까 하며

떨어지는 살구



지나가는 아이 머리에 콩

내 걸음 앞으로

콩콩



또르르 내리막 내려간다

장난 꾸러기 살구 걸음 또르르

장난 꾸러기 아이 걸음 또르르



떨어지며 이리저리 쿵쿵

톡 터지고 툭툭 부딪히고

그래도 포기 않고 또르르 데굴데굴



아이 손에 데굴데굴 살구 하나  

금새 입맞춤하다 퉤퉤

보송보송 살구가 좋은지 귀여운지



주먹 꽉진 살구

아이 손에 꽉 지어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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