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assik am Odeonsplatz
내가 클래식이 좋아서 기웃기웃하다가 빠지게 되었던 결정적인 계기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는 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음악인 ‘따다다단’을 그의 나라, 아름다운 도시 뮌헨 한 가운데서 듣는날이 오다니. 유럽에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여름밤에 야외에서 열리는 클래식 콘서트이다. 오데온스 광장은 뮌헨의 중심
일시: 2019년 7월 14일 20시
피아노: Daniil Trifonov
오케스트라: Münchner Philharmoniker
지휘자: Valery Gergiev
프로그램
Ludwig van Beethoven Ouvertüre zu "Coriolan", c-Moll, op. 62
Ludwig van Beethoven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Nr. 5 Es-Dur op. 73
Ludwig van Beethoven Symphonie Nr. 5 c-Moll op. 67
베토벤은 자기의 음악이 시간이 흘러도 남을 거라고 믿고 그래서 작품 번호 관리를 잘했다고 한다. 그래도 곡을 썼을 때 200년이 훨씬 지나서도 음악가들은 여전히 그의 음악을 밥먹듯이 연주하고, 또 청중들이 그의 음악을 이렇게나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사실 죽고 나면 끝인 우리의 인생에서 위인이 아닌 보통 사람들에겐 자신의 유전자를 한 두 명 정도의 아이들에게 남기고 가는 정도가 매우 훌륭한 일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하여도 200년 후에는 내 후손들도 나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할 텐데. 베토벤은 지금까지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들을 기억해 주며 지구 반대편에서 온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감동을 주고 있다. 인생을 이보다 더 의미 있게 살 수가 있을까 싶다.
지금까지 감히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말하기 부끄러웠던 이유는 내가 전문적인 음악적 지식이 없고 내가 듣는 이 음악이 왜 어떻게 좋은지 설명할 수도 없어서 창피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 콘서트를 가서도 이게 무슨 곡인지 잘 알지 못하고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답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들은 곡들은 워낙 유명한 곡들이기도 하고 프로그램 전곡을 모두 예습하며 열심히 들었기 때문에 한곡 한곡 한 악장 한 악장을 정말 소중하게 들었고 시간이 가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즐거운 콘서트였다. 내가 비록 작곡가가 어떤 악절을 어떻게 구성하였는지 혹은 지휘자가 어떻게 이 음악을 해석하였는지는 알고 듣지는 못하지만, 이것이 나에게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는 게 없는 초보라 이제까지는 무작정 유명한 오케스트라나 지휘자를 보고 콘서트를 다녔지만 앞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곡을 들으러 가야지 더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