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년 만에 수십억 자산을 이룬 30대 월급쟁이의 한마디

열심히파고 보니 내무덤

by 야옹사자


열심히 살았다. 아니 열심히 살았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현실은 나의 기대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어려서부터 내 기억에 넉넉하게 살아본 적은 없었다. 항상 아꼈고 항상 부족한 듯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이렇게라도 살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대학 입학을 위해 서울로 오는 고속버스 안에서도 열심히 살겠다고 울면서 다짐했다. 그 당시 난 어마어마한 등록금을 내주신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꼭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19살 어린 마음에 우리 집의 가난을 내손으로 끊어내고 싶었다. 더 이상 대물림하고 싶지도 않았고 아프신 부모님께 보답하고 싶었다. 섬에서 서울까지 장거리를 올라와서 피곤했지만 첫날부터 계획표도 짜고 열심히 마음을 다잡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꾸물거릴틈도 없이 바로 취업했다. 회사에서는 오래 일 할수록 적지만 추가수당이 나오는 것에 위로를 받으며 회사에서 살았던 것 같다. 퇴근은 자정 전에 해본 적도 없고 토요일은 기본 출근에 일요일에도 부르면 나가야 했다. 이 당시에 나는 일하는 기계가 되어 돈 쓸 시간도 없어 서울에서 자취를 하면서도 1년간 쓴 돈이 400만원을 넘지 않았다. 어떤 토요일에는 일이 일찍 끝나 환할 때 서울에 도착하니 거리가 너무 낯설어 집으로 가는 길이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몇 년간 회사에서 몸과 시간을, 심지어 정신건강마저 갈아 넣으며 버텨왔다. 어둡고 빛이 없는 긴 터널 속에 있는 것 같았지만 나보다 수입이 적은 사람들을 보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텨왔다.


열심히 그저 바보처럼 열심히만 살면 걱정이 없을 줄 알았다.


열심히 살면 노후 건 가족이건 모두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후배, 동기 모두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더 기회를 잡으려고 경쟁하고 있었다. 나조차도 하나라도 더 일하려고 아등바등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도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났고 나의 생각은 바닥부터 바뀌어 갔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갈아 넣어야 된다는 것에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지켜봐 주는 것도 나의 의무이자 누릴 수 있는 행복인데 나의 지금 생활은 너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는 현재 자산을 점검하고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그려보니 너무 암울했다. 나의 건강과 시간, 가족과의 행복마저 포기하고 갈아 넣어 이룩하려는 것이 겨우 먹고 사는 것이라는 것에 너무 절망스러웠다.

지금의 힘듦을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막연하지만 행복한 날들이 펼쳐질 줄 알았다. 몇십 년을 더 갈아 넣으며 제발 정년퇴직까지 회사를 다니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그 종착역에는 겨우 먹고사는 것이라는 결론에 허무함이 몰려왔다. 난 그래도 월급쟁이 중에 수입이 괜찮은 편에 속하는데 나보다 수입이 적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될지 걱정이 몰려왔다.


결론적으로 난 열심히 파고 있었지만 파고 보니 내무덤을 파고 있었던 것이다.


수십억 자산을 이룩하고 주변 선배들과 지인들의 상담을 해주며 느낀 점은 과거의 나도 그렇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파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뛰어들어 실패한 경우를 많이 봐왔다. 남들 이 수익을 냈다고 하니 뒤늦게 부동산, 주식, 코인 등을 통해 조금 수익을 내고 거기에 만족하고 다시 무덤을 파는 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현재의 사회는 무엇이든 열심히 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경쟁에서마저도 도태된다. 하지만 열심히만 하면 최소한의 부와 노후가 보장되던 부모님 세대와는 너무나도 달라졌다. 수입을 늘리지 못하면 욕심을 줄여 현재상태에서 행복을 누리고 살면 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FIRE족도 유행처럼 번져가지만 극단적으로 지출을 줄여가며 평생을 궁핍하게 살고 싶지 않았다.


난 이제 수십억의 자산을 축적했다. 여기서 멈추고 편하게 살 수도 있지만 여기서 멈추긴 아직 이르다. 그래서 생각하고 고민했다.


난 무엇이 다를까?


내 선후배 동기들과 같은 교육을 받고 같은 환경과 월급쟁이 수입으로 어떤 점이 달라 수십억의 자산을 모으게 됐을까?


그래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기록하고 싶었다.

짧게는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미래의 나에게 주는 응원의 메시지이다. 길게는 나의 딸과 아들이 커서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때를 위함이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 및 성공에 대한 감각을 빠르게 익혔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또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돈도 악착같이 모은다고 모았지만 이 방향이 맞는 방향인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열심히 자기무덤을 파고 있는건 아닐지 고민이 필요한시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