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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서 이렇게는 못 살겠다!

1장 목표설정 #1

by 야옹사자

내가 회사에 입사해서 1년차일때 일이다. 선배중 한명이 내일 바로 그만둬도 이상하지 않을만치 그만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정말 이 선배가 갑자기 그만두면 그 업무가 나에게 올까봐 전전긍긍 하던 때가 있었다. 이 선배는 본인이 가진 능력이 무엇이며 어디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지를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회사 그 부서에서 여전히 툴툴거리며 다니고 있다.


나 또한 선배와 같은 고민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회사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고 체력도 바닥나고 있었다. 그리고 내 개인생활도 모두 회사에 반납하고 있어서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었다. 그렇지만 그때의 상황을 조금 더 객관화 하여 바라보자면 원래 사람이란 자신이 하는 일이 제일 어려우며 제일 쉬운법이다. 평소에 일을 할 때는 힘들어서 당장 내일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월급날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조용히 회사를 다니게 된다.


나 또한 일반 사람들과 큰 차이는 없었다. 마음속으로는 힘들다 그만두고 싶다를 꼬리표처럼 주렁주렁 달고 살았지만 월급이나 보너스 한번에 다시 조용히 다녔을 것이다. 혹은 회식에서 한번 크게 웃고나면 어느새 마음이 풀렸다. 나보다 더 힘든사람들도 많은데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생각없이 둥둥 떠다니는 해파리처럼 생각없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토요일에 일이 일찍 마치게 되어 밝은 오후에 자취방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 오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날이 밝아서 동네가 낯설게 느껴진것도 있었지만 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나만 이렇게 힘들고 살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돈을 벌고 있을까? 이렇게 힘들다고 하면서 눈뜨면 회사를 가고 자정이 되면 퇴근하는 버스에서가 제일 편하다고 느끼는 생활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나 잘살고 있는걸까?


이렇게 고생만 하려고 회사에 취직한것일까?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다들 이렇게 사니까 나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열심히 살아야 되는것일까?


이렇게는 살기 싫었다. 어떻게 살고 싶다라는 뚜렷한 생각은 없었지만 적어도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정년이 보장되는 회사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지 의미를 잃어버렸다. 결정적으로 위에서 말한 선배의 투덜거림이 나를 일깨워줬다. 난 연차가 올라가도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겠다. 일하며 힘들어하고 억지로 회사를 다닌다고 하면 너무 불행한 인생일것 같았다.


선배와 똑같이 살면서 선배와 다르길 바라는건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까?


난 선배와 무엇이 다를까?


생각으로는 다르게 살고 싶다고 하면서 다른점은 전혀 없이 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분명 동일한 삶이 될 것임에는 틀림 없었다. 나의 미래가 선배와 같다고 생각한 순간 너무 절망적이었다. 이때부터 아주 작은것이라도 다른점을 만들려고 했고 다른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다른점이 없다면 나 또한 투덜이가 될 것이고,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다른점을 찾아 발전시켜 나간다면 그저 불평만 하는 삶에서는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미래에 대한 공포와 간절함이 나를 조금씩 조금씩 변화 시켰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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