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피곤했나 보다. 알베르게의 아침이 늦어진다. 새벽 5시만 되어도 여기저기서 배낭 안의 물건들을 주섬주섬 다시 정리하고 챙기느라 바쁜데, 오늘은 6시 30분이 넘도록 고요하다. 밤새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나 또한 한껏 늦장을 부리고 싶은 아침이다. 어제의 여정은 오랜만에 초록의 잔치였다. 거대한 이라고 산(Monte Irago)을 넘었고, 프랑스길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초월적인 이정표 중 하나인 철의 십자가(Cruz de Ferro)를 지나왔다.
해발 약 1,500미터의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철의 십자가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의 영적 상징이자 이라고 산의 신성한 유산이다. 구조는 약 5미터 높이의 나무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꼭대기가 연철 십자가로 장식되어 있다. 각국의 순례자들은 고향에서 가져온 돌을 이 언덕에 올려놓고 기도를 한다.
영혼의 짐, 과거의 실수, 수많은 고통을 뒤로하고, 정화된 마음으로 산티아고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하는 의식을 각자의 방식대로 이곳에서 풀어낸다. 십자가는 수세기 동안 순례자, 여행자, 신비주의자들을 위한 등대이기도 했다. 단순한 기념물을 넘어 상징적 전환의 장소라고도 부른다. 켈트 시대부터 현재까지 카미노 데 산티아고의 역사를 나타내고, 모든 발걸음, 모든 기도가 모여있는 곳이다. 더구나 순례자 들이쌓은 돌 덕분에 신비로운 힘을 유지하고 있다.
멈춤 없이 가속하는 세상에서 이 십자가는 영혼을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고, 짐을 놓아주게 한다. 우리에게 계속 걸을 수 있는 곳은 여전히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이라고 산의 산맥은 거대했고, 길은 돌로 가득했고, 하산길은 최고의 난코스였지만. 산등성이마다 구름의 그림자로 물결이 일었고, 정상을 걸을 때는 이어지는 절경에 감탄의 연속이었다.
지금 나는 밤새 모기와 싸웠고, 더웠으며, 움직일 때마다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 위에서 잤지만 산티아고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련다. 찬물만 나왔다는 제보에 득달같이 화를 내던 알베르게 주인 올리비에를 인자한 마음으로 이해하며, 무릎이 닳도록 오르고 내린 이라고 산을 가슴에 품고, 나에게 주어진 짐을 내려놓고 가볍게 걸어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