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을 사수하라

by 조란마


“비엔나에서 잘츠부르크로 가는 기차는 꽤 위험해요.” 조카의 친구 부모님은 기차역에서 가방을 도난당했고, 오스트리아에서 긴 유학생활을 한 악기 조율사님은 기차를 탈 때면 묵직한 자물쇠로 캐리어를 고정시킨다고 하셨다. 또한 캐리어를 지키느라 종착역까지 지키고 서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해주었다.



흐린 겨울하늘에 나무들은 하얀 눈으로 덮여있다. 잘츠부르크로 가는 기차 IC642의 객실은 평화롭다. 142번 좌석 중국 오빠의 전화통화만 아니라면, 나를 잔뜩 긴장시켰던 OBB 열차 후일담은 현재까지 이상무다.


그랬다. 쫄았었다. 내심 걱정이 되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거다. 아프리카와 남미 그리고 여러 나라를 겪어보았지만, 하느님이 보우하사 늘 무탈했었다. 그런 나를 떠나기 전부터 근심으로 이끌었던 장본인은 바이올린이었다. 지금 내 곁에 최고가의 악기가 함께한다. 게다가 근심 어린 후일담들을 듣고 나니 얼굴은 웃고 있지만, 연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혼자가 아닌 조카와 함께하는 여정인지라 순간순간 민첩한 속도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런 나와 다르게 덤덤하게, 심지어 여유 있는 조카가 참으로 대견스럽다. 기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친구들과의 채팅이 즐거운 조카라서 너무 감사한 쫄보 이모의 마음이다.


기차는 예정된 역에서 정차하며, 승객을 도착지에 내려주고 태우며 자기의 역할을 성실히 하고 있었다. 짐칸의 캐리어는 여전히 무사했고, 키 높은 나무와 알록달록 단조롭지만 탄탄해 보이는 집들의 창밖 풍경은 점점 마음을 안심시켰다. 이렇게 고요한데, 무엇이 그렇게 마음을 흔들어 놓았을까? 비엔나에서 잘츠부르크까지 3시간의 기차 이동은 너무나 깔끔했다. 내릴 때는 142번 좌석 중국 오빠가 친절하게 한 손엔 자기의 캐리어를 들고, 다른 한 손엔 나의 캐리어를 들어주기까지 했다.



무시무시한(?) OBB 열차 후일담은 안전하게 끝났다. 감사합니다. 이 여정 동안 바이올린을 사수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은 진행 중이지만, 조카와 함께 음악을 위해 잘츠부르크에 오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다. 걱정과 근심은 내려놓고 다 함께 차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