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8시 경 일몰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집에서 바람이 가장 잘 드는 곳,
테라스에 나가면 위로는 아름다운 하늘, 아래로는 잘 정돈된 정원이 보인다.
아니, 사실은 가장 먼저 전면의 낡은 건물이 불쾌함으로 눈에 든다.
외관이 흉하다.
내가 서 있는 이곳과는 너무나 이질적인 곳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거부감을 준다.
선을 긋는다.
그러다 문득, 건물 안에 순간적으로 스치는 물체, 아니 사람을 발견한다.
사람이 살고 있구나. 좀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미간을 좁혀 눈에 잔뜩 힘을 준 채 건물 안 사람들을 관찰한다.
낡은 건물의 창은 액자가 되고, 액자 속 그림들이 살아 움직인다.
정겹고 평화로운 그림들, 사람들.
깊이 들여다봐야 비로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