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자리를 뜨지 못한 채.
봄에 얹힌 눈들이,
미련처럼, 아쉽다.
3월은 봄, 미처 자리를 뜨지 못한 겨울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반가운 소식처럼 눈은 내린다.
봄기운 가득한 여기저기에 하얀 점을 찍으며, 녹는다.
문을 열자, 훅! 찬 기운이 얼굴에 스민다.
청량하다.
먼 산에는 겨울의 끝자락에 머문 눈이 낮게 깔리어 있다.
봄이 설레고, 봄눈이 설렌다.
봄을 기다리는 빛과 함께.
얼음을 녹이는 온기 가득한 바람,
눈을 뜨기 시작하는 생명 가진 것들,
향기롭고, 또한 꿈처럼 서럽다.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는 파노라마.
초봄, 절로 난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한 차례 땀을 흘린 후의 네 얼굴이 말끔하다.
언뜻언뜻 스치며 온몸의 촉수를 깨우는 네 몸의 시원한 촉감.
_이 얇게 깔린 눈의 서늘함과 닮았다.
잠시 떠오르고, 다시 잠긴다.
잔설,
새싹 틔우기를 준비하는 봄에 얹힌 눈들이 미련처럼 아쉽다.
눈이 푹푹 내렸으면 좋겠다.
이 봄이 가기 전에 그런 눈이 한 번만 더 푹푹 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