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니 Apr 03. 2021

오웰아저씨, 서울시장은 어떤 기준으로 뽑아야할까요

스몰브라더 혹은 스몰시스터의 시대

1.

서울시장 사전투표가 오늘까지라는 걸 알고, 아침에 급하게 유튜브로 영상 몇 개를 찾아봤다.

그러고 나서 투표를 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심각하게 편협한 방식이었다.


그렇게 자책하면서도 과연 어떻게 했어야 내가 완벽한 후보 검증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봤다.

a. 후보의 이력과 공보물을 정독한다

  - 카테고리별로 어떤 공약을 하는지, 실현가능성은 있는지 따져본다.

b. 보도뉴스는 매체별로 성향이 다르니 다양한 채널을 골고루 살펴본다

  - 100분 토론 풀버전은 덤

c. 후보개개인의 자질 자체도 고려한다.

  - 민감한 내용이니 이 이상 덧붙이진 않겠다.

d. 여론도 꼼꼼히 분석한다.

  - 이 역시 채널에 따라 성향이 다르므로 여러 커뮤니티와 매체를 통한다.


2.

조지오웰은 그의 소설 1984에서 모든 정보를 독점하는 단 하나의 진리, 빅브라더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간이 흘러 2020년대의 우리 사회에는 정보를 독점하는 빅브라더도, 사회에 통용되는 단 하나의 정답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심지어 직접 정보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스몰브라더와 스몰시스터의 시대가 온 것이다.


종종 남들은 절대 생각하지 않을 것 같은, 설사 생각했더라도 쉽사리 입 밖으로 내뱉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가벼운 예를 들자면 영화 '귀향', '7번방의 선물'은 최악이다-라는 감상평 같은.


스몰브라더의 시대가 될 수록, 이러한 개개인의 의견은 더욱 자유롭게 표현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제는 어떠한 사건의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하나의 절대적인 진리를 통해서가 아닌, 가능한 많은 수의 다양한 의견들의 평균을 내야하는 시대인 것 같다.

아니, 그 절대적 진리라는 것이 과거에도 존재하긴 했을까. 그저 절대적 진리라고 '말해진' 것이 있었던 것 뿐인지도.


나는 '절대'에 가까운 - 혹은 중립에 가까운 결과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나처럼 정보 분별력도, 가치관도 뚜렷하지 않은 사람은 어떤 목소리에 비중을 두고 정보를 받아들여야하는지, 어떻게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아니, 애초에 꼭 중립적일 필요는 있는걸까 싶긴하지만.

한 쪽으로 치우치더라도 그것은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이고 싶은것이지

수동적으로 물드는 것이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3.

나도 스몰브라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짜릿하지만.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누구나 다 스몰브라더, 스몰시스터라니.

내가 전문가가 아닌 분야에서는 참고해야할 정보들이 너무 많아졌다.


그래서 함부로 '이건 이렇다'고 단언하기가 어려워졌다.

한 발을 빼고 '이건 이렇다더라, 이런 추세인 것 같다'라고 말해야하는 추세인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 UX 이건 너무 불편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