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달의 혼란을 겪으며 깨달은 것은, 단순히 수업만 열심히 한다고 교습소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12명이 이탈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한 뒤, 나는 수업 외적인 부분, 즉 운영 시스템과 브랜딩에 집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강점을 살려 교습소를 단단한 시스템 위에 올려놓고, 확실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1. 효율성을 높이는 운영 시스템 구축
가장 먼저 손댄 것은 시간표와 클래스 시스템이었다. 이전의 보육 중심 운영 방식은 아이들이 뒤섞여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내게는 수업 준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게 했다. 나는 수업 집중도를 높이고 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1월부터 시간표와 시스템이 바뀐다며 학부모들에게 안내했다.
- 소수 정예, 연령별 클래스: 아이들이 오는 대로 받는 방식 대신, 연령과 학년별로 명확히 클래스를 나누고 정원을 5~6명으로 제한했다. 이는 수업의 질을 높여 학부모님들의 신뢰를 얻는 데 주효했다.
- 교사 주도적인 수업 준비 시간 확보: 기존에는 수업 준비나 행정 업무를 틈틈이 처리했지만, 나는 오전 시간을 온전히 수업 커리큘럼 개발과 재료 정리에 할애하기로 했다. 이 시간이 확보되자 수업의 퀄리티는 더욱 높아졌다.
- 재등록 관리 시스템: 이탈하는 아이들을 붙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아있는 아이들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매달 말에는 아이들이 어떻게 활동하였는지 사진과 피드백을 남겨드렸고, 아이들에겐 다음달에 뭐하는지도 가장 기대되는 일 중 하나이기때문에 다음달 프로그램도 미리 안내를 했다.
또 나의 디자인 경력은 교습소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가장 큰 무기였다. 간판을 바꾸고 청소를 하는 것으로 작된 공간 변화는, 이제 교습소 자체 브랜딩으로 이어졌다.
교습소 아이덴티티 확립: 단순히 예쁜 로고가 아니라, 교습소의 교육 철학과 가치가 담긴 로고와 서체, 컬러 팔레트 그리고 캐릭터까지 브랜딩을 확립했다. 모든 홍보물과 작업물에 통일감을 주어 전문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려했다.
온라인 소통 창구 전문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단순한 사진첩이 아닌, 교육 철학을 담는 창구로 탈바꿈했다. 작품 사진과 함께 '어떻게 창의적 발상을 했는지’’어떤 재료와 어떤 방식으로 작업했는지’ 그리고 ’언제부터 미술을 배우면 좋은지’ ‘초등생이 미술을 배우면 좋은점’ 등에 대한 스토리를 담아 올렸고, 학부모님들은 교습소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00동 미술학원을 검색하면 바로 우리 교습소가 뜰 수 있도록 포스팅을 올렸다.
이러한 시스템과 브랜딩 작업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내 교습소가 '나다운 공간'으로 단단하게 뿌리내리는 과정이었다. 수업 퀄리티로 붙잡은 아이들을 이 시스템이 유지하고, 디자이너 브랜딩이 학부모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