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PD 에세이
오전 1시 21분.
이제 퇴근할 시간이다. 긴 하루였다.
또 한 편의 방송 프로그램 편집을 마쳤다. 얼마 전 촬영한 MBN생생정보마당 <그때 그 WHO> 코너에 출연한 '마로니에' 편을 편집을 했다. 어제 내부 시사(편집한 결과물을 팀장이나 작가와 함께 보고 편집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것)가 있어서 그 전날부터 편집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 잠을 못 자고 편집 작업하며 컴퓨터 화면만 뚫어져라 보느라 눈은 퀭하다. 그런데 아직 내 노트북을 끄고 집에 갈 생각은커녕 지금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쓰고 있다. 힘든 하루였다. PD는 정말 피곤한 직업이다. 편집 작업을 마감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작업 시간이 부족하면 어쩔 수없이 밤을 새야 하는 숙명이다. 물론 마감 시간 안에 맞춰야 하는 직업들이 대부분 그럴 것이다
'오늘도 블로그 글 하나 적고 가야지'
매일 블로그 글 쓰기를 실천 중이다. 몸이 피곤하더라도 미루지 말고 한 줄 두줄이라도 적어보자는 게 내 목표다. 글 쓰기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루 있었던 일상과 느꼈던 감정을 일기처럼 써보려고 한다. 한 줄 두줄 쓰려다가도 쓰다 보면 또 여러 줄 쓰게 된다. 생각나는 대로 지금 느끼는 감정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글을 쓰며 어제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갔음을 이제야 인지한다. 편집 작업에 몰입해 있으면 다른 것들은 정말 신경을 쓰지 못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 시간 부자. 내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 부자. 부자들이 부러운 것은 돈이 많아서도 있지만 시간을 본인의 방향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시간을 내가 원하는 계획대로 짜고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삶! 얼마나 멋진가? 시간 부자는 하루 종일 좋아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그 사람과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업도 할 수 있다. 그런 시간 부자가 되는 것이 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하는 일도 잘해야 할 것이고, 지금 보내는 시간도 잘 보내야 한다.
어느새 3월도 거의 다 지나간다. 요즘 코로나로 대한민국은 아직 겨울인데 어느새 봄은 소리 없이 찾아왔다.
봄이 나에게 말한다. 따스한 햇살과 봄바람을 선물해 줄 테니 조금만 여유를 가지라고.
노란 개나리와 하얀 벚꽃도 함께 줄 테니 감상하라고.
봄이 또 이야기한다. 잠시 자기를 느껴달라고.
우리의 마음에도 봄이 찾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