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13년 차 현업 PD로 일하면서 '독하게 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유튜브 <독한사람들>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콘텐츠 기획일 것이다. 유튜브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바로 좋은 기획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무턱대고 영상을 촬영할 수는 없다. 생각 없이 마구잡이로 촬영과 편집으로 좋은 결과물을 바래서는 안 된다. 반드시 촬영 전에 이번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지, 그리고 콘텐츠를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기획의 출발점이다. '유튜버'는 단순히 '유튜버'가 아니다. '유튜버'는 기획자이자 'PD'다.
유명한 유튜버들도 매번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지만 좋은 콘텐츠는 공유되고 그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한 번쯤은 도전해볼 만한 분야다.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될 때 또는 어떻게 기획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아래와 같이 7가지 방법에서 힌트를 얻었으면 한다.
1. 일단 노트를 펴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내가 잘하는 것들을 나누어서 적어보자.
예를 들면 나 같은 경우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은 독서, 글쓰기, 여행이고 잘하는 것은 영상 촬영 편집이라고 써보았다. 독서를 좋아하니 책 관련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겠고 여행을 좋아하니 여행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다. 아니면 내가 카메라를 잘 다루니 촬영 기법들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고 편집 프로그램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기획은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고민해보는 것부터 출발이다. 즉,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나를 이해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서 콘텐츠 만들기를 추천한다. 왜냐하면 내가 즐길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실력도 늘기 때문이다.
2. 내가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고민해보자.
예를 들면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인 PD로 일을 하고 있다. 10년을 넘게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 오다 보니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것이 숙달이 되어 있다. 여기에 "내가 자기계발을 좋아하니 성장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인터뷰 콘텐츠를 선택했다.
3. 기존의 콘텐츠랑 비슷하다면 나만의 개성을 더해보자.
사실 기존의 인터뷰 콘텐츠들은 많다. 그렇다면 나만의 개성으로 차별화를 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나는 방송 프로그램 PD들이 유튜브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을 주목했다. 그래서 독하게 성장하는 사람들을 기록하는 PD, '독한PD'로 나를 브랜딩하고 내가 직접 출연해 사람들을 인터뷰를 했다. 기존의 콘텐츠와 다르게 내가 출연자를 찾아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물론 힘도 들고 시간도 든다. 하지만 한 군데서 인터뷰하는 것보다 장소도 바뀌니 조금이나마 역동적이고 출연자가 있는 삶의 장소도 보여주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인터뷰 콘텐츠다 보니 지루하지 않도록 출연자들의 사진이나 영상 자료들을 편집 때 많이 넣고 성장했었던 원동력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위로의 말 등 감성적인 메시지도 주려고 한다. 이것이 쌓이다 보면 나만의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4. 아이템 선정 시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인터뷰 콘텐츠이다 보니 내가 마음에 들어서 이 사람을 섭외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이 사람을 섭외했을 때 좋아할 만 것인지를 더 고민해야 한다. 내가 마음에 드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고 시청자들이 마음에 드는 것은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5. 콘텐츠를 끝까지 만들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보자.
중요한 것은 기획을 해서 어떤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면 완벽하지 않아도 되니 일단 완성시키자. 그리고 채널에 업로드를 해보고 반응도 살펴보자. 이것들이 다 경험이 된다. 어떤 콘텐츠를 시청자들이 더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없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하나둘씩 만들면서 수정 보완해가는 것이다. 설사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콘텐츠가 몇 개월 뒤 몇 년 뒤 소위 '떡상'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체념하지 말고 꾸준하게 만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6. 채널을 운영하다가 도저히 아닌 것 같다면 과감히 버려라
나의 첫 콘텐츠는 우리 집 강아지 몰티즈와 치와와의 이야기였다. 그러다가 책을 소개해 주는 북콘텐츠로 바꾸었다가 지금의 인터뷰 콘텐츠로 자리 잡게 되었다. 지금의 인터뷰 콘텐츠도 하면서 다른 카테고리로 다큐 형식으로 성장한 사람들을 보여주는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7. 블로그 글이 나만의 유튜브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자.
마지막으로 기획을 잘 하려면 블로그 글 쓰는 것을 추천한다. 블로그에 그동안 포스팅했던 글들이나 기록이 유튜브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재료임을 잊지 말자. 블로그 글을 조금만 다듬어서 바로 영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 경험과 지식이 돈이 되는 시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재능을 크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니 블로그 글 한 편이 유튜브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콘텐츠를 기획하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보았다.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콘텐츠를 만들 때 필요한 것은 장비가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도전할 수 있는 작은 용기다. 나 역시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다. 내 얼굴이 인터넷에 나오는데 괜찮을까? 선후배들이 보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망설였다. '망설일 시간에 누구는 이룬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병아리가 새로운 세상을 보기 위해 알을 깨고 나오는 심정으로 하나둘씩 내 채널에 콘텐츠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작년 10월부터 업로드된 콘텐츠가 어느새 60개 넘었다. 나는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채널을 운영하면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와 유튜버 두 개의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이 경험들을 글로 꾸준하게 적어놓으려고 한다.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내 유튜브 채널만큼 나도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유튜브를 시작함으로 인해 크고 작은 기회들이 조금씩 나에게 찾아오고 있다. 이런 기회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오늘도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고민하고 또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