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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PD Oct 15. 2020

1년 동안 '강사'에 도전하며 느낀 점

독한PD 에세이

여행전문 프로듀서 별마루필름 오성민 선배님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특성화고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방송 제작 및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교육 관련하여

커리큘럼을 짜는 일이었다.


내가 제안서에 넣을 교육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니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삶은 어떻게 흘러가고 변화할지 모른다.


10년을 넘게 다람쥐 쳇바퀴처럼

오로지 방송 프로그램만 제작하며 살아왔다.

프로그램만 제작하느라 바빠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었다.

앞을 내다볼 안목도 없었다.


평생 방송 프로그램만 제작하며 먹고 살 줄 알았다.


1년 전 이맘때

두 달 정도 제작했던 방송 프로그램 한 편을 마쳤다.


그리고 마음속에 느껴지는

어떤 꿈틀거림이 있었다.


그 꿈틀거림은 내 영역에 대한 확장이었다.

그리고 그 확장은 누군가를 가르쳐보고 싶은 욕망으로 발현됐다.


‘강의’의 ‘강’ 자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강의를 해야 하는지 방법조차 몰랐다.


그래서 작게 도전했다.

1년 전 내가 시도했던 것은

우연히 알게 된 ‘숨고(숨은 고수)’ 어플을 통해 영상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영상을 가르쳐 주는 일이었다.



시간당 몇 푼 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를 가르쳐주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강의가 다 끝나면 진이 빠졌지만 보람이 있었다.

힘들게 만든 방송 프로그램이 TV에 나갈 때 얻는 보람과는 다른 보람이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급기야 사무실 빈 회의실에

편집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

프리미어 프로 편집 프로그램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올해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원데이 클래스로 4시간을 가르쳤다.

그러다 어느 교육 회사 대표님의 권유로

공공기관에서 스마트폰 촬영 편집 교육도 여러 번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그렇게

1년 후 나는

‘강사’라는 직업이 하나가 더 생겼다.


강의를 하기 위해 대학 때 써보고 한 번도 쓰지 않았던 ppt도 다시 배웠다.

경험과 노하우(암묵지)를 그 ppt에 형식지화 시키는 작업도 여러 번 거쳤다.

그리고 늘 카메라 뒤에 있던 사람이

무대에 나와 어떻게 말을 잘할 수 있으랴.


말도 버벅거리고 하는 말도 뒤죽박죽.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곤두 세웠다.

100여 명의 사람들을 상대로 온라인 줌 강의를 했을 때는 손에 땀이 나고

현기증이 와서 말을 계속하기가 엄청 힘이 들었다.


‘강사’라는 직업이 결코 만만치 않은 직업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깨달음은

과거의 도전했거나 경험했던 작은 점 하나가

미래의 다른 점으로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1년 전 내가 숨고 어플을 통해 누군가를 가르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작더라도 도전해보고 경험해봤으면 한다.

망설일 시간에 누군가는 이룬다는 말도 있다.

지금은 작고 하찮게 보여도 오늘의 경험이

언젠가 어떻게 연결될지 모른다.


강의를 하면서 나는 꿈이 하나 더 생겼다.

‘독한PD’ 라는 브랜드로 ‘강의'가 아닌 ‘강연’을 하는 것이다.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작지만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강연을 해보고 싶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많다.

멋진 콘텐츠를 기획하며 제작도 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도 계속하고 싶다.


나 자신의 한계를 두지 않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도전들을 해가면서

몰랐던 나를 끊임없이 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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