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서정

-시와 에세이 경계에서-

by 김휴

휴일서정


다친 시 한 편을 띄워놓았고


컴퓨터는 같은 노래만 반복해서 부르고 있다.

이런 상황은 다 내가 저질러 놓은 의식이겠지만

점점 난감해지고 있다.


다섯 번째 행에서 나는 헛바퀴 돌고 있다.

노래도 나를 흉내고 있고

벌써 두 시간째라면 포기해야 하는 건데


휴일은 이렇게 미련할 수밖에 없나 보다.


쓰기 전부터 샅바싸움이 너무나 치열했었다.

시는 조금도 밀려나지 않으려 하고

나는 힘에 부친다.


그래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 그랬다.

시를 덮어버린다.


그리고 한 모금 넘긴 커피는 목젖 부근에서

비웃으며 멈춰서 있다.


너마저?

제발 나 좀 내버려둬.


글.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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