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쓴 편지 9

-photopoem.휴-

by 김휴

구름에 쓴 편지 9


박형

표정을 감춘 사람들은

통조림처럼 도대체 속을 알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붐비지만

체온이 없고

거리는 금속처럼 차갑습니다.


박형

내 몸 어디에선가

다친 유전자가 생을 포기했을 거라는 예감은

온종일 나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그냥 모른 채 내버려 두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에게 아픔을 주는 짓은

극적이기도 하지만

죄와 벌, 그 사이쯤에 갇힌 듯 해서 두렵습니다.


박형

이런 나를 내버려 두는 신은

정말 바보인가 봅니다.


모호한 범주에 속해있는 나는,

들여다봐도 느낄 수 없는

사소함이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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