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oem.휴-
노을, 그리고 이별
달을 깨물어 먹었던 어젯밤은 너무 외로웠고
그림자를 지우고 다녔던 하루는 불온했고
뜨거운 커피에 빠진 노을의 표정은 황홀했지만
그 맛의 끝은 쓸쓸했다
한 줄 문장으로 쓴 일기의 높이는
번지점프를 하기에 충분했다
바람도 불지 않는데
흔들리는 나무의 습관적 몸짓은 슬픔이 아니니까
푸른 휘파람을 불어주었다
노을빛 새가 나를 물고 간 장면은
이별과는 상관없는 일이라서
단순한 풍경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어
구름이 노을을 지우고
마침내 내 친애하는 것들까지 떠나가면서
우리는 기억할 그 무엇도 필요 없는
낯선 이가 되어버렸다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