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oem.휴-
슬픔에 밥 말아 먹기 7
빛이 와닿으면서
그대가 빛이었을 때 나는 어둠이었을까 하는 의문으로
슬픔이 시작되었다면
링거를 꽂고 강제로 계절을 수혈받고는
꿈의 반대 방향으로 늙어갔다
내 그림자를 밟고 떠나는 것들이 많아졌다
그것도 나 몰래,
떨어진 머리카락에서
지난밤 토해놓은 문장들이 읽힌다
고장 난 내 의식에 여우 문신을 하고 싶었고
그대가 붉은 여우가 되어 나타나면 미칠지도 모른다는 것,
붉은 여우는 나를 몰라보고
나는 바퀴벌레와 사귀는 사이,
그 바퀴벌레가 일 년 내내 상한 문장만 먹고 산다면
올드보이는 미치겠지?
꼭 한 번은 만나보고 싶은 그대지만
그대는 모른 체 가던 길 가시길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