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쓴 편지 10

-photopoem.휴-

by 김휴

구름에 쓴 편지 10

-영혼을 은유하다-


박형!

새가 아프게 울어서

비가 내립니다


새가 아프다는 핑계는 비의 것이겠지만

물방울 같은 제 의미를 위해
깃털 하나에 실려


내 영혼이 외출 중입니다


박형!

제 주인에게 묶여있는 듯한 영혼의 몸짓은
꽃의 원둘레처럼 슬픈 궤적을 맴돌 뿐입니다

그때, 몸을 자꾸 털어내는


새의 의도를 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면

도망자나 수배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집요하게 쫓아오는 그는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박형!
빈 잔을 채우듯 비가 내립니다만

잔을 부딪칠 건배의 약속은 더욱이 못 합니다

호주머니 속에서 사라진 동전의 행방처럼

나를 잃어버리고 싶을 뿐입니다


마침내 새가 내 영혼을 떨어뜨렸습니다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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