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밥 말아 먹기 8

-photopoem.휴-

by 김휴

슬픔에 밥 말아 먹기 8

-고립에 대하여-


그대가 숨어있는 행간에 붉은 칠을 하고 있다

붉다는 것에 대해

고양이의 불면을 연상케 하는 의미로 다가와서


결국, 어둠에 내버려 두라는 문장 하나를 쓰게 되고

아파서 붉은 게 아니라

붉어서 아프다면

뒤집어보는 느낌이라서 쾌감이 있겠다


내 생각과 고뇌 사이에 담을 쌓고 있는

그대는 누구신지…

알 것 같지만 침묵할 수밖에 없고


나와 사귀었던 것들이 가출증후군을 앓고 있어서

영문도 모른 채 그 흔적들을 찾아다니던 나는

난해한 문장에 갇혀버렸고


가출 중에 부른 노래는 시의 고통이었다는 것,


고독은 눈물을 흘릴 수 있지만

고립은 죽음을 말할 수 있겠다


붉음과 어둠, 그 경계에 쓰러진 나에게

그대는 외면할 수밖에 없겠다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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