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눈을 빌려 편지를 쓰다

by 김휴

-새의 눈을 빌려 편지를 쓰다-

새로 산 공책은

막 날아간 새의 빈자리 같았고


새의 눈을 빌려 쓰는 편지는

아득해서 슬펐다

잠이 깊었던 삼촌은

높이 나는 새가 되기 위해 깡말라갔다

데미안을 펼쳐놓고 잠든 삼촌을

새가 물고 날아가는데

아무도 창문을 열지 않았고

편지는 부치지 못했다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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