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편지

by 김휴

살얼음 편지


새가 맨발로 언 강을 건너오고 있습니다

울음의 끝은 예리하고

목구멍에서부터 살얼음이 얼기 시작합니다

어제 쓴 시의 입술이 질렸습니다

손등에 불거진 핏줄은 나를 불편하게 구상하고

내 슬픔은 누전상태,

기어코 울음을 다 소모했나 봅니다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가 내 가슴을 데워주면

순간 아득해지며 종이컵에 나를 빠뜨립니다

아득함과 뜨거움 사이에서 빠르게 늙어가겠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리움과 미움의 개수는 어김없이 반비례합니다

울음을 잊은 새 한 마리

내 미움 속에 갇혀있다는 것을

지금에야 고백합니다

살얼음에 쓴 편지는

이별을 동봉하지 않으면 부치지 못합니다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