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초콜릿’ 탄생

by 김휴

시 ‘초콜릿’ 탄생


어느날 초콜릿을 먹다가

뜬금없이 초콜릿을 시로 풀어보고 싶어졌다.

곧바로 작업은 시작되었고


초콜릿,

이 시를 쓰기 위해 6개월 동안 초콜릿을 달고 살았다면

적어도 내겐,

이 시가 얼마나 어렵게 태어났나 가늠할 수 있다.


초콜릿이라서 달콤하다. 살살 녹는다.

맛있다라는 관념에 갇혀 쓴다면

이미 실패한 시라는 건 분명했다.


그렇게 초콜릿을 음미하고 있는 시간은 내가 초콜릿이 되는 시간이었다.

즉 초콜릿과 내가 날마다 몸바꾸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

내가 온전히 초콜릿이 되는 날은


그래도 한 줄을 위한 메타포는 얻을 수 있었다.


차가 신호등에 걸리면 초콜릿 하나 입에 넣고 녹여본다.

목젖을 쓰다듬으며 넘어가는 그 달콤함은 관능적이다.

언뜻 보여주는 쓴맛은 거부할 수 없는 이별의 몸짓이었다면


한 줄, 그리고 한 연,

얼마나 많은 초콜릿이 희생되었는지 알 수도 없다.

차에 초롤릿을 항상 싣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렇게 희생된 초콜릿의 영혼에게

단 한 편의 시로 보상하기에는 무척 미안한 일이었다.


내 몸은 초콜릿의 무덤이었다.


그리고 이 시는 허술한 시인에게서 태어났고

세상에 모습을 들어낼 수 있었다.


글&사진. 김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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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초콜릿'은 다음 호에 게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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