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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마 May 18. 2022

인스타그램이 정신적으로 힘든 이유

인스타만 키면 기분이 샐쭉해진다. 좋다가 삐죽거렸다 반복한다. 아무래도 되고 싶은 자아와 현실의 자아와의 간극을 자꾸 확인하게 돼서 불편한 마음이 생기는 모양이다물론 그들의 하이라이트를 나의 비하인드와 비교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 그저 잘 나가는 사람을 보고 배 아파한다는 게 아니라 방점은 내가 주로 어떤 사람과 비교하며 내 안의 욕망은 무엇인가를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다.


예쁜 여자, 감성이 좋은 사람, 좋은 곳을 자주 가는 사람들. 물론 이들도 멋지지만 사실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삶은 이런 화려한 삶은 아니기에 그저 그런가 보다, 갔나 보다, 예쁘다 하고 만다.


주로 어떤 사람을 질투하나 보니 인사이트 넘치고 글도 잘 쓰는데 그걸 인정해주는 사람들(팔로워)까지 많은 사람을 보면 부럽다. 그들은 공교롭게 주로 나와 같은 직종인 마케터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들에게 영감을 얻으며 나도 몰랐던 정보를 습득해 나 역시 그들은 추종하며 선망한다. 그러나 나도 잘하고 싶어 하는 영역이다 보니 내 실력이나 현실과 비교되어 괜스레 샐쭉해지기도 한다. 동경과 질투를 같이 느낀다.


그럼 나도 그 닮고 싶은 모양을 갈고닦아 꾸준히 그 길을 가면 될 것이 아닌가. 부러워만 하지 말고 말이다. 근데 또 사람들 앞에 내가 느낀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건 또 왜 이렇게 부끄러운지 모르겠다. 그들에 비하면 내 생각이 너무 볼품없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도사리고 있는 것 같다. 검열을 거듭해 용기를 내 올린 게시물에 반응이 저조하면 실망스럽다. 모든 게시물에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내가 인정받고 싶은 게시글, 그러니까 인사이트를 녹인다고 녹인 게시글에 대한 반응에 일희일비한다는 것.


그게 나를 너무  빠지게  아예 인스타그램을 지우기도 해봤다. 그래, 인스타그램은 관종이나 하는 거야 하면서  행위를 절하시키거나 부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나를 드러내고 싶어 슬금슬금 다시 거길 기웃거리고 있다. 외모보단 뇌섹으로 인정받고 싶지만 대단히 나지는 못한  현실에 혼자 실망하고  치고 장구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가 너무 웃길 뿐이다. 내가 예쁜 사람들의 게시물을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듯 남들은 별로  게시글에 신경도   텐데 말이다. 나는  이렇게 유독 인스타그램이 어려운지 모르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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