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코로나19
비 오는 수요일. 아침 일찍 우산과 함께 걷기 운동. 비 피할 수 있고 시원한 다리 아래에서 팔굽혀펴기로 근력 운동. 샤워까지 하고 나니 할 일이 없다. 코로나 이후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용이한 야외 운동 외에는 집콕 모범생이다.
시간 때우기 겸 여행사진 정리 중 음악회 포스터 사진 한 장 발견. 기타 연주에 참여 했던 음악회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중에 열린 음악회.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은 바이러스와 같은 사태에 민감하다. 특히 메르스 역시 폐와 상관있는 병이다. 몹시 조심하며 “낙타 고기 먹지 말라.” 등의 해결책에 분노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도 사람 모이는 음악회에 스스럼없이 참여한 것은 메르스에 대한 두려움보다 기타 배운 후 처음 사람들 앞에 선다는 기대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환갑 넘은 나이. 한 마디로 주책! 아니 조심이랬자 공기 청정기 앞에서 책이나 보고 밖에 나가지 않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도 없었다. 지금 같으면 도저히 겁이 나서 참여 하지 못 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름조차 없이 누구 외 10명이라 적힌 포스터지만 덕분에 학교 강당을 꽉 메운 청중들 앞에서 리듬 쳐주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는 음치에 가까워 노래는 할 엄두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이 후 이렇게 큰 무대에 설 기회는 없었다. 한 마디로 모르는 것이 약이었다.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 했던 육 개월 간격의 정기 검진. 조영제를 먹고 사진을 찍고 물을 마셔 배출하고! 좀은 힘든 검사를 하고 맞은 검사 결과! 하늘이 노래진다는 말 실감! “왼 쪽 폐에 조그만 종양이 있습니다. 조금 지켜봅시다. 커지지 않으면 악성이 아닙니다.” 커지면 어쩌란 말이냐? 저 번은 오른 쪽 폐였다. 모든 병이 마찬 가지겠지만 폐는 조심할 방법도 없다. 숨 안 쉬고 사는 재주는 없으니까. “두 번째는 다르다. 저 번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의사 선생님이 지켜보고 있으니 커지기 전에 떼어내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아내의 위로가 가장 큰 힘이다. 자식들에게는 비밀.
반찬에 도라지와 더덕 요리가 자주 등장하고 자연산이란 뽕나무 상황버섯 차까지! 이런 것 좀 사지 말라니 지인에게 얻었단다. 그 비싼 것을 누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아내의 마음! 이런 것은 떼어내기 직전에 말하면 안 될까! 스트레스가 가장 큰 건강의 적이라는데. 결과만 말 하면 다시 수술 하고 미국도 두 번이나 다녀오고 지금도 정기검진 다니며 야외운동 열심히 하고 있다.
늦둥이가 있으면 재미있는 일도 많다. 애들이 인공지능을 어디서 구해왔다. 아침이면 한 마디! “헤이 구글! 오늘 날씨?” 날씨에 따라 우산, 물, 한약 등을 챙겨 운동을 나간다. 하루 6천보 목표. 워밍업과 근력운동을 하고 있으면 폰이 울린다. 중앙재해대책본부와 경기도에서 코로나 조심 메시지가 온다. 몹시 고맙다. 하지만 “모르는 게 약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그러나 수고 하시는 모든 분들과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