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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Sep 07. 2021

샌드라  오의  힘!넷프릭스더 체어

한국  문화의  세계화.

20C  중반.   밥  딜런이란  가수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 이란  노래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야 전쟁은  끝이  나고 얼마나  많은  주검들을  보아야  폭력이  비극란  것을  사람들은 알까?"    당시의  노래  가사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내용.    쇼크!  그러나  노래  평을  생각하기도  전에   그의  노래는   금지곡으로  묶이고  밥 딜런이란  이름은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져 갔다.   간간히  신문  한  귀퉁이에  반전  시위대  앞에서  그가  마이크를  잡았단  기사가  소개되는  정도.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미국에서  우리나라의  포털 기사를  통해서.   세월이  흐르고  세상도  바뀌었다.  라떼식  표현  "상전벽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작품상  호명에  온몸으로 기쁨을 나타내던  한  동양계 여성의  모습.   바로  샌드라  오였다.   그리고  지상을  통해서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배우인지  알게  되었다.   한국계 캐나다인.   골든 글로브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수상  소감 마지막에  한국어로  부모님께  올린 감사 인사.  "엄마  아빠  사랑해요!"  그리고   그녀의  한국  사랑 일화들!    에미상 시상식장에   등장한 그녀  어머니의  한복.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란  한글이  새겨진  샌드라 오가  입었다는  옷 사진.    "stop  Asian  hate"  시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대중 속으로 들어간  샌드라.   그리고 미국  시위대를 이끄는  당당한  모습의  사진  등.   너무나  많은  정보가  있고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지만  작품으로   만날  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작은  화면으로  만나게  된  드라마  "The  chair"  6부작으로  된  시트콤  형식의  드라마.

샌드라가  분한  김지윤이  고색창연한  대학교의  영문학과장으로  부임하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시작된다.   성취감에  젖은  차 안의  표정  연기.   그리고  부서지는  학과장의  의자.   그리고  드라마  중간의  대사  "위치!"    의자를  지켜라.   위치를  지켜라.


드라마는  김지윤이  부푼  마음으로  학과장  자리에  앉았다  의자가  부서지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동안의  서사를  담고  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좋은  글은  모든 것이  주제를  향하여  집중되어야 한다."     김지윤은  이  드라마의  길이자  주제이다.    사회  풍자  시트콤답게  많은  사회의  부조리들이  드라마  내에서  거론된다.    성인용  기저귀를  차야하는  노교수들의  아집.    취업과  떨어지는  인기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인문학,   젠더 트러블,    인종 문제 ,   입양한  딸.   선정성을  쫓는  언론과의  갈등.   그리고  유일하게  마음을  열 수  있을  것 같은  전임 학과장도  그녀의  짐  노릇만  할  뿐이다.  


이 모든  문제점들이  김지윤 학과장의  의자  비움의  한  길로  향하고  있다.   김지윤이  필요할  때면  꼭  불통되는  전화,     때 맞추어  사고를  치는  입양한  딸.   머피의 법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우연성의  남발,  개연성 부족 등.    그  약간은  어색한  장면들이  오히려  의자에서   내려온 후에야  행복을 느끼는  김지윤의  연기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이것들은  단순한  이  드라마만의   문제점이  아니고 태평양  건너    우리나라의  갈등과  그  맥을  같이한다.    기성세대가  부를  선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     이름이  바뀌는  인문학과들,   페미니즘을  둘러싼  논쟁들,   한국의  페미 논쟁은  거의  서로에  대한  공격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지금은  깊숙이  자리한  국제결혼의  문제.   한쪽으로  치우친  언론 문제까지.   


진보의  전위병  노릇을  하던  젊은  세대들이  보여주는  달라진  이번  선거 형태.   오늘도  신문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기사의  제목.  "구직난에  허덕이는  문과와  구인난에 빠진  이과"  이것은  순화된  표현이다.

나는  이해할  수도  없는  손가락  모양과  언어로  남녀가  대립하는  모습.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   지금  정치적 문제가  되고  있는  언론법.    이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국 문화.  너무나  섬세한  묘사에  깜짝  놀라  검색창을  뒤져보니  작가진에 "제니퍼  김" 이란  이름이  딱!  다시  한번  느끼는  샌드라  오의  힘!   젊은이들의  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에게는  너무도  생생한  우리 문화다.   영어를  하면서도  딸과의  대화는  한국어를  고집하는  김지윤의  아버지.    "키티"란  일본  브랜드로  대립하는  조손 간의  갈등은  가위 바위  보도  일본에게는 져서는 안 된다는  우리의  독특한  문화가 아닌가?   일흔  넘은  나마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우리의  돌잡이  문화.   돈을  집으라  유도하는  행동은  우리의  현실을  풍자하는 듯한  느낌에  약간은  씁쓸.   건배를  외치며  고개를 돌리고  한  잔!   요즈음의  멋진  건배사를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   두  할머니의  오지랖인  뒷  담화는  우리 세대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다.  "뉘 집 딸  바람났다더라."   제니퍼  김이란  작가는  아마  한국에서  살아본  나이  지긋하신  분이  아닐까  상상!


우리  세대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얼굴.   X파일의  주인공  "폭스  멀더"를  연기한  "데이비드  듀코브니."

그  탄탄한  몸매에  한  번  감탄하고,   특별 출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작은  역할에서  다시  한번   샌드라의  힘을  느낀다.   악역이란  말도  어색하리만큼  적은 분량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느껴진다.   "젊은이들은  학자금에  힘  겨워하고  나는  그들을  도우려 한다."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


세상사를  모두  버무린  듯한  이  갈등들이  오롯이  샌드라  오가  분한  김지윤에게  초점이  맞추어진다.

한껏  성취감에  취한  모습에서  모든  것을  잃은  듯한  모습까지.   샌드라  오는  이  드라마의  알파이자  오메가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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