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에피소드들
코로나로 외출이 힘드니 손주들 생각해서 영어 공부나? 하는 김에 자격증까지 . 그렇게 어렵사리 딴 시니어 민간 자격증. 얼마 간의 기다림 후 재능 기부 정도의 노년 일자리 면접을 오라는 연락. 약간은 부푼 마음으로 면접장으로. 아뿔싸! 지금은 코로나 시대. 면접관과의 거리두기에 더해 투명 가림막이 두 장!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면접관의 입모양으로 때려 잡기도 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아내에게 TV 소리 줄이라는 잔소리를 듣게 되었다. 은근히 들기 시작하는 걱정. 일어서서 대화를 하려니 편히 앉으시란다. 귀가 좀 좋지 않다는 말에 질문의 내용이 달라진다. 집에서 먼 곳도 상관없느냐? 오르막길도 오래 걸을 수 있느냐? 결정적인 한 마디! 마스크 내려보실 수 있습니까?
옆 면접관의 한 마디!
"아직 젊으시네."
작은 소리로 주고받는 이 소리는 어떻게 잘 들리는지?
며칠 뒤, 참여해 주셔서 고맙다는 통과의례와 말과 함께 다음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씀. 아무리 시니어 일이라도 일흔은 어르신이다. 지금도 노인 대접인데 다음?
사실은 미국 사는 손주들과 영어로 대화나 해볼까 하는 생각에 공부하기 위한 방편으로 얻은 영어 단어 관련자격증이다.
옛말로 "노니 이 잡는다."
노니 영어 공부나. 이런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섭섭한 것도 사실이다.
2022년도 코로나도 이렇게 변 한 것이 없다. 대면 수업 한 번에 복지관 컴 사진 강좌가 폐강되었다. 거리 두기 관계로 수강생 숫자가 적으니 수강료만 올랐다고 약간의 불평도 했었는데 그 마저 환불해가란 연락이 왔다. 기타 강좌 페강 이후 벌써 두 번 째다. 답답하다! 모든 모임이 모두 없어졌다는 느낌. 며칠 전의 이야기!
운동 가는 길.
할머니 두 분이 앞에 서셨다. 그분들이 나를 부를 때도 할아버지라 하시겠지 ㅎㅎㅎ
한 분은 자그마한 개 한 마리를 끌고 가신다.
"오가는 사람도 없는 요즘, 집에 들어가면 이 놈이 제일 먼저 꼬리 치고 안긴다. 나를 이렇게 좋아하는 게 얘 말고 또 있겠나?"
아재 개그. "반긴다고 반려견?" 그래서 그러한지 옆의 할머니의 강아지를 보는 눈이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 앞 지르지 않고 뒤를 따른다. 조그만 강아지가 새삼 달리 보인다. 이름하여 반려견. 반려 동물이란 말은 분명 외로움의 다른 표현이다. 갈림길에서 나는 다른 길로. 어제의 카톡 하나가 원인.
"백신 패스 없으면 복지관 출입할 수 없습니다. 오시면 마스크도 드립니다. 아버님, 어머님 뵙고 싶습니다."
지금 부터는 평소와 다른 길, 노인 종합 복지관 가는 길. 발걸음이 가볍다. 이제 동무들 볼 수 있으려나?
망할 놈의 코로나가 사회생활을 다 끊어 놓았다. 친지들 얼굴 보기도 힘들다. 외롭다.
손 소독과 열 체크를 하고, 복지사께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니 복지관 회원증에 3차까지 접종 스티커를 붙여준다.
"언제쯤 정상화되는지는 모르시죠?"
"예! 소식 있으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참 마스크!"
고급스러운 마스크까지. 거의 휴관 상태이니 복지사님들도 딱히 할일이 없다. 자리 잡고 앉아 말을 부쳤다. "지금 대면 수업은 하나도 없습니까?"
"예 텅 비었습니다."
"나는 체력 단련실이 가장 궁금합니다. 언제쯤 문 열지 모르지요."
"지금은 그렇습니다."
나와 같은 목적의 회원 한 분이 들어오셨다. 불행히도 안면이 없는 분이다. 할 수 없이 복지관 문을 나선다.
전화 신호. 번호를 보니 대구 친구다.
"별일 없제?"
"일 있을 게 있나?"
"여기는 일 생겼다."
친구가수술했다는 소리다. 그냥 있을 수 없다. 내 수술 때는 서울 병원까지 문병 온 친구들이다.
"촌놈 내팽개쳤다고 두고두고 원망들을 것 같아 억지로 왔다."
나는 수도권. 친구들은 경상도. 농담 속에 진정을 보이던 친구들이다. 퇴원 후엔 금 일봉까지.
병문안은 대표로 갈 테니 성의 표시나 하란다. 차도 없고 코로나까지. 당연 문병은 생략. 세상이 각박해지고 있다. 코로나의 색다른 풍속 하나. 계좌번호!
2020년 4월 코로나 시작. 지금이 2022년 3월이니 팬데믹도 벌써 만으로도 2년이다. 정말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반려 동물이라도 한 마리?
눈을 떠보니 메시지가 와있다. 멀리 있는 친구. 반갑다 친구야! 약간은 상투적인 덕담!
계절의 여왕인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는 말. 연식에 맞는 표현과 새벽같이 보낸 축복의 말에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감사.
그래도 희망의 5월이란 생각보다 4월이 떠나갔다는 느낌이 강한 것은 2020년 4월의 기억이 너무 강한 탓일까? 아니 다른 이유도 분명 있다.
벌써 2년. 코로나의 위력을 실감했던 그 4월.
2020년 첫째 주 월요일. 딱 한 번의 문화센터 수강을 마치고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 수강료는 환불. 이유는 간단하다. 망할 놈의 코로나.
현직 떠난 사람들에게 배움이란 굉장히 중요한 삶의 일부이다. 새로운 앎을 통해 젊음을 유지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과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도를 건너 뛰어 이사온 나는 "주민센터와 노인복지회관이 없었다면?" 이런 상상은 하기 조차 끔찍하다. 기타 수업 후의 수강생들과 소주 한 잔.
노인복지관의 체력단련실 회원들과 커피 한 잔 앞에 둔 소통.
어르신들의 디지털 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실시한 무료 유튜브 교육. 힘들었지만 노력의 댓가는 확실했다. 해외 여행과 손주들의 성장을 기록한 유튜브에 아내는 볼 때마다 말한다.
"유튜브 하나는 잘 배웠다." 컴으로 보니 진짜 실감난다.
이 모든 것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코로나여 4월과 함께 떠나가라. 희망의 5월보다 떠나간 4월이 먼저 생각나는 것이 내게는 당연하다.
미국 있는 손주들은 오늘도 전화가 없겠지. 기다리지 않고 점심 전에 걷기 운동. 오늘, 5월 1일은 일요일. 근력 운동은 생략하고 걷기 운동만 8천보.
4월까지는 날씨 탓도 있고해서 오전에는 손주들의 화상통화를 기다렸다. 5월 부터는 오전 운동으로 바꾸기로. 미국은 마스크도 자유로, 바깥 활동도 시작했다는소식. 손주들이 야외에서 또래들과 놀기를 원하지 늙은이와 의 통화가 좋을리가? 당연하지만 약간은 섭섭. 그래도 우리나라 다니러 온다는 딸의 말로 위로.
당연히 내일은 월요일! 한 주의 시작.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집 앞 탄천의 휴일. 코로나의 영향인지, 날씨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운동 삼매경이다.
자전거, 달리기, 보드, 어르신들의 약수터 운동까지. 나 역시 보통 걸음보다 속보.
그러나 은퇴한 이몸은 날마다 휴일이다. 5월 부터는 달라지겠지. 삼세판이랬는데.
4월 마지막 주, . 복지관에서 연락이 왔다. 개관 소식과 함께 평생교육 신청하란 톡.
영어 관련 학과와 정보화 관련 학과 둘. 총 세 과목 신청. 세 과목 모두 당첨. 비록 가장 기다리던 체력단련실은 제외 되었지만 복지관 개관 실감. 지난 번에는 네 과목 신청에 한 과목 당첨. 과목 수가 늘었다는 말. 그제야 개관 실감이 난다, 사실은 정보화 관련 학과는 보험 성격으로 신청했기에 두 과목만 수강료 납부. 포기한 학과도 별 문제는 없다. 대기자들이 줄을 섰다. 이곳 어르신들 배움 욕구가 대단하다.
수강료가 대폭 올랐다. 배 이상이 아닐까. 당연하다는 생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수강생 수가 반으로 줄었으니 어쩔 수 없겠지. 수강료가 문제가 아니라 제발 비대면으로 바뀌는 비극이 없기를.
삼세판! 이 번이 세 번째다. 주민센터 기타 수업 하루만에 비대면으로, 이건 작년 이야기. 2020년의 이야기가 아니다. 복지관 정보화 수업도 한 번하고 이건 아예 폐강. 삼세판! 이번만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오늘은 5월1일 일요일. 그런데 수업 시작이 둘째 주 부터다. 5월 9일 월요일.
이것이 내게는 오늘은 계절의 여왕 5월의 시작이 아니라 떠나버린 4월이 되는 진짜 이유가 아닐까?
어서 오소서! 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 오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