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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May 01. 2022

떠나간 4월!

계절의 여왕 

눈을 떠보니 메시지가 와있다. 멀리 있는 친구. 반갑다 친구야! 약간은 상투적인 덕담!

계절의 여왕인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는 말. 연식에 맞는 표현과 새벽같이 보낸 축복의 말에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감사.  


그래도 희망의 5월이란 생각보다 4월이 떠나갔다는 느낌이 강한 것은 2020년 4월의 기억이 너무 강한 탓일까? 아니 다른 이유도 분명 있다. 


벌써 2년. 코로나의 위력을 실감했던 그 4월.

2020년 첫째 주 월요일.  딱 한 번의 문화센터 수강을 마치고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 수강료는 환불. 이유는 간단하다. 망할 놈의 코로나. 


현직 떠난 사람들에게 배움이란 굉장히 중요한 삶의 일부이다. 새로운 앎을 통해 젊음을 유지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과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도를 건너 뛰어 이사온 나는 "주민센터와 노인복지회관이 없었다면?" 이런 상상은 하기 조차 끔찍하다. 기타 수업 후의 수강생들과 소주 한 잔. 

노인복지관의 체력단련실 회원들과 커피 한 잔 앞에 둔 소통. 


어르신들의 디지털 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실시한 무료 유튜브 교육. 힘들었지만 노력의 댓가는 확실했다. 해외 여행과 손주들의 성장을 기록한 유튜브에 아내는 볼 때마다 말한다.

"유튜브 하나는 잘 배웠다." 컴으로 보니 진짜 실감난다.


이 모든 것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코로나여 4월과 함께 떠나가라. 희망의 5월보다 떠나간 4월이 먼저 생각나는 것이 내게는 당연하다.


미국 있는 손주들은 오늘도 전화가 없겠지. 기다리지 않고 점심 전에 걷기 운동. 오늘, 5월 1일은 일요일. 근력 운동은 생략하고 걷기 운동만 8천보. 


4월까지는 날씨 탓도 있고해서 오전에는 손주들의 화상통화를 기다렸다. 5월 부터는 오전 운동으로 바꾸기로.

미국은 마스크도 자유로, 바깥 활동도 시작했다는소식. 손주들이 야외에서 또래들과 놀기를 원하지 늙은이와 의 통화가 좋을리가? 당연하지만 약간은 섭섭. 그래도 우리나라 다니러 온다는 딸의 말로 위로.


당연히 내일은 월요일! 한 주의 시작.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집 앞 탄천의 휴일. 코로나의 영향인지, 날씨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운동 삼매경이다. 

자전거, 달리기,  보드, 어르신들의 약수터 운동까지. 나 역시 보통 걸음보다 속보.

그러나 은퇴한 이몸은 날마다 휴일이다. 5월 부터는 달라지겠지. 삼세판이랬는데.


4월 마지막 주, . 복지관에서 연락이 왔다. 개관 소식과 함께 평생교육 신청하란 톡.

영어 관련 학과와 정보화 관련 학과 둘. 총 세 과목 신청. 세 과목 모두 당첨. 비록 가장 기다리던 체력단련실은 제외 되었지만 복지관 개관 실감. 지난 번에는 네 과목 신청에 한 과목 당첨. 과목 수가 늘었다는 말. 그제야 개관 실감이 난다, 사실은 정보화 관련 학과는 보험 성격으로 신청했기에 두 과목만 수강료 납부. 포기한 학과도 별 문제는 없다. 대기자들이 줄을 섰다. 이곳 어르신들 배움 욕구가 대단하다. 


수강료가 대폭 올랐다. 배 이상이 아닐까. 당연하다는 생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수강생 수가 반으로 줄었으니 어쩔 수 없겠지. 수강료가 문제가 아니라 제발 비대면으로 바뀌는 비극이 없기를. 


삼세판! 이 번이 세 번째다. 주민센터 기타 수업 하루만에 비대면으로, 이건 작년 이야기. 2020년의 이야기가 아니다. 복지관 정보화 수업도 한 번하고 이건 아예 폐강. 삼세판! 이번만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오늘은 5월1일 일요일. 그런데 수업 시작이 둘째 주 부터다. 5월 9일 월요일. 

이것이 내게는 오늘은 계절의 여왕 5월의 시작이 아니라 떠나버린 4월이 되는 진짜 이유가 아닐까?


어서 오소서! 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 오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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