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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Jan 26. 2023

말리부 해변

LA근교 여행

 LA 한인타운 근방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는 라크마 박물관과 그리피스 천문대가 있다.  박물관은 가봐야겠지만 미국의 짧은 역사를 생각하면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특히 라크마 박물관은 문정황후의 어보 반환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우리나라 유물을 미국에다 돈을 내며 구경한다는 게 정말 찝찝해서 패스.  그리피스 천문대는 차가 없어서 패스. 그리피스 천문대는 영화 라라랜드의 배경이 된 곳이고 야경이 유명한 곳이라 가볼 만한 곳이다.  댱연히 두 번째 미국여행길에 다녀왔다. 오늘은 사위의 직장이 있는 산타모니카를 거쳐 말리부 해변 구경으로.


달그림자란 식당


미국의 버스는 정류장마다 서지 않는다.  홀, 짝처럼 한 번은 이곳.  한 번은 저곳.  그러니까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이곳은 대중교통이 발전되지 않아 버스 노선도 별로 없다. 우리 같은 관광객들이 길 찾기는 쉽다는 말. 버스를 타려니 운전수가 무슨 말을 하며 밀어낸다.  어리둥절해 있는데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우를 내려준다.  부럽다!  시간에 쫓기는 우리나라 기사님과 달리 약간은 여유가 있어 보이는 모습이다.  핸디캡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법으로 잘 보장되어 있단다.    코인을 준비하지 못해 현금을 통에!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잔돈을 주지 않는다.   돈을 달라니 운전사가 신경질을 낸다.   같이 타고 있던 동포가 여기는 자기가 알아서 코인을 준비해야 한단다.   미국의 두 얼굴!  법은 철저히 지킨다.  반면 다른 일은 네가 알아서 하라. 철저히 개인주의다.  물론 이것도 성급한 일반화.   은퇴한 노인분들에게  버스를 물었을 때는 친절히 알려 주셨다.    영어 서툰 이방인에게 손짓 발짓에 온갖 바디랭게지까지 동원  버스 정류장 알려 주려 노력하셨다. 한인촌의 낮은 우리나라 사람 보기가 힘들다. 모두 일터로. 미국은 길에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부지런해서? 인구 밀도가 낮아서? 이곳은 나라가 커서 그런지 버스도 크다. 두 개가 연결되어 있는 듯한 “블루 빅” 버스로 사위 회사 도착.  사위 차로 말리부로.


낙조


캐나다까지 연결된다는 1번 도로를 따라 말리부 해변 도착.   우리나라에서도 못 가본 불란서 식당으로.   청새치 요리를 예약해 놓았단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잠시 거리 구경.  미국에서도 알아준다는 언덕 위의 고급 주택가는 보이지 않는다.  윌 로저스 공원을 종단하며 보던 대궐 같던 집들.  사실 미국의 집들은 언덕 아래에서 보면 별 것 아니다. 우리나라의 옛 달동네 보다 더 썰렁하다. 군대 막사 모습? 청새치 요리는 고급요리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곳은 관광객보다는 주민들이 많이 찾는 식당인 것 같다.  인상 깊었던 것은 할머니 두 분이 샐러드를 안주 삼아 와인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다.  참 곱게 늙었다는 생각.  나도 육식 좀 줄이고 몸 생각해야겠다.   해변의 낙조야 어딘들 별 다르겠는가만,  이국 풍경에,   가족의 정에 취해 몸도 마음도 정말 즐겁다.   백인 주방장이 와서 계속 서비스를 하는데 팁 아까운 줄도 모를 정도다.


이름 모를 불란서 요리들! 이번 여행 끝나면 다시 해 볼 수 없을 것 같은 호강! 난생 처음이다. 수술 후 신경 써주는 아내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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