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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Jan 27. 2023

레돈도 비치

스시 아닌 회

   

오늘은 토요일.   휴일이다.   은퇴한 나야 별 의미가 없지만 사위의 빨간 날.  프레지던트 데이까지 사흘이 공휴일이라며 오늘 점심은 회로 하잔다.   스시가 아닌 회란다.  절에 온 색시 신세지만 해산물 좋아하는 나야 입 찢어질 소리다.    휴가 여행의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다시 연휴라니 미국 직장인들은 참 좋겠단 생각!  

프레지던트데이? 대통령의 날? 참 별 휴일이 다 있단 생각. 아니 우리나라에는 존경받을 만한 대통령이 없다는 의미? 그냥 노는 날 많아 좋겠다 정도로 생각해 두자!


미국 여행도  끝나간다.  본격 여행은 끝나고 연휴 동안 LA 인근만!  한인촌에서 1시간 좀 더 걸리는 레돈도 비치로.  미국의 주유소는 대부분이 셀프다.  기름 넣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노숙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약간은 위험하게 느껴진다.   법 좋아하는 미국에서도 이런 사람에게는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레돈도 비치 역시 미국의 관광지다.  경치 좋고 잘 꾸며진 모습이 한국의 관광지와 별 다른 모습이 아니다.  LA 인근의 한국 동포들이 회와 게를 먹으러 나들이하는 곳이란 말! 사실 미국은 횟집은 도심에 있지 해변에는 없다. 스시 대신 회를 쓰는 걸로 보아 코리안 아메리칸이 주 고객인 듯.     



갈매기 많이 보이는 것까지는 우리나라의 해변과 같지만 펠리컨의 모습이 색다르다.  덩치 큰 이 녀석들은 사람이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는다.  겁을 주면 오히려 공격까지 한다.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녀석들이다. 그 한 곳에 한글이 딱.  영어가 병기되어 있기는 하지만 큰 글씨는 한글이다.  “한국 횟집” 스시도 아니고 라우 피시도 아닌 그냥 횟집이다.   반갑다.   무조건 그 집으로.  사위도 그 집에 갈 작정을 하고 왔단다.  손님들의 반 정도는 백인들이다. 이젠 회를 먹는 백인들이  어색하지 않다.  젓가락질도 곧잘 한다.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유명하다는 던 지 니스 크랩에,   싱싱한 회에,  매운탕에,  소문만 듣던 랍 스타까지 이건 갑자기 재벌 된 기분이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호강했다.  소주까지 곁들여서 한껏 호강.  나 혼자 오면 돈이 있어도 하지 않을 호강!   이젠 미국 여행도 며칠 남지 않았다.     



이곳의 게는 우리나라의 대게와는 다르고 러시아산의 킹크 랩에 가깝다.  껍질이 거칠고 두꺼워 나무망치로 껍질을 깬다.  우리 세대는 가격에 신경이 쓰여 맛도 잘 못 느끼겠다.  계산을 내가 하지 않으니 가격은 잘 모르겠으나 랍스터는 내 돈 주고는 못 먹겠다.  아무리 즐기러 왔다 해도 소비 패턴은 쉽게 바꿀 수 없는 것 같다.      


"레돈도 비치는 서핑의 천국이고,  비지스 서핑 노래들의 산실이다."  이런 소리는 인터넷에나 있는 소리들이고,  그냥 바다야 거기서 거기고,  늘어서 있는 식당들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따라서 동포들의 향수를 달래주는 곳이란 느낌!  횟집 간판은 낡았지만 규모는 예전보다 많이 커졌다는 말.  일회용 젓가락이 더욱 정답게 느껴진다.  사실 서퍼들은 보지도 못했다.  지금은 이곳도 겨울!  오늘의 여행기 한 줄로! 눈과 입이 함께 호강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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