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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Feb 17. 2023

미국의 성당

노숙자와의 만남

오늘은 미국의 도서관이 문을 열지 않는 날이다.  내가 알아 놓은 성당으로 손녀와 함께!

나는 아내와 딸의 걱정도 무시하고 밤 외출도 많이 했다.  이곳 역시 낯 선 길이 아니다.

상가 거리를 삼십 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곳이다. 


어제의 섬찟한 경험. 눈앞에서 미국 드라마 한 편. 바로 이곳 상가거리에서였다.

경찰들이 멀쩡한 백인 청년에게 수갑을 채운다. 드라마에서 본 장면처럼 손을 뒤로 돌려서.

앞으로 손을 묶고 천으로 손을 가려 주는 배려 따위는 전혀 없었다. 

딸에게 사진 한 장 찍고 싶었다는 말을 했더니 정신 나간 소리란다. 미국의 노숙자들은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우리나라의 주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말. 밤에는 집에만 있으란다. 긁어 부스럼.

낮인데도 마트 옆에는 침낭이 깔려 있고 노숙자들도 보인다. 이곳 캘리포니아는 대마가 합법화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성당 앞의 조그만 잔디밭에 개똥이 보인다.  이곳은 미국에서도 부촌에 속한다는데. 상가에는 펫백화점도 호황이다. 서둘러 성당 안으로. 성당 주차장을 지나는데 웬 백인 여성이 말을 건다. 

"차이니스?" "노! 암 코리안, " 반갑다는 소리를 하며 악수. 아내가 눈치를 준다.

"아이 캔 스피크 잉글리시 온리 어 리를."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냄새난다. 노숙자다." 나는 후각이 많이 퇴화되어 있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곳은 사유 재산이 아니니 노숙자들이 화장실등 시설을 이용하는 모양이다. 이제부터 밤외출 금지는 무슨.  귀국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성당이 꽤 크다. 부설 학교도 있다. 그런데 학생들 등교가 끝나면 교문을 닫아버린다. 밖에서 아이들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손녀가 애처롭기까지 하다. 성당을 둘러보고 손녀와 함께 거리 구경.  냐야 즐겁다. 


창밖의 소녀


오늘은 핼로윈데이다. 지금 이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미국에서는 큰 행사다.  손녀가 어리니 특별한 복장은 생략하고 져녁에 근처의 쇼핑몰로. 미국의 행사들은 어린이들의 축제다. 손녀도 아장걸음으로 사탕을 꽤나 받아왔다. 사위가 묵직하게 한 마디 한다. 

"저녁에는 외출 안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유아원 시절 핼로윈 복장을 한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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