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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Feb 20. 2023

롱비치

LA 근교의 여행지

귀국을 앞둔 마지막 가족 여행. 롱비치로 정했다. 사장이 길다는 도시이름도 좋지만 한진 해운과의 관계로 우리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인터넷을 찾으면 14km의 비치, 관광 휴양 도시로 소개된다.  뿐만 아니라 해군 기지와 무역항의 기능도 있다고 나온다.  볼거리가 많겠다는 생각. 오산! 도시를 마음껏 즐기기에는 손녀는 어리고 LA의 햇빛은 너무 따갑다. 열대 사막 기후.


해변을 조금 거닐다.  생선 튀김으로 점심.  횟집 없는 미국 해변의 아쉬움을 튀김으로 달랜다.

다음은 퀸 메리라는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의 배 앞으로. 미국의 상술은 대단하다.

여기는 태평양 연안의 항구 도시. 퀸 메리호는 대서양을 건너 최초의 이민자들을 실어 나른 배 이름이다.

배 한 척이 미 대륙을 횡단해 이곳 롱비치의 관광 자원 노릇을 하고 있다. 

용도는 호텔과 회의실 등으로 이용된단다. 


큰 배가 신기한지 손녀는 배 앞을 떠나지 않는다.  퀸 메리 앞에 잠수함이 한 척. 구 소련 잠수함이란다.

여객선과 잠수함을 사진 한 컷에 담을 수 있다. 냉전 시대, 아니 지금도 미국과 소련은 적대적 관계다.

그 적국의 잡수함까지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미국.

과연 자본주의 종주국이다.



저녁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내가 좋아하는 순댓국이나 해물 순두부는 며칠 뒤면 실컷 먹을 수 있다.

가격이 걱정되지만 딸의 아니 사위의 선물이라 생각하자.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는 집 앞에서 손녀와 한 컷. 이제 나와도 많이 친해졌다. 어두운 곳에서 안아도 엄마 찾지 않는다. 하긴 이번 미국행에서 요시미티 국립공원을 함께 트래킹한 사이다.



미국의 달 앞에서 아내가 한 마디 한다.

약간은 애절한 목소리.

"루아야! 달 봐라. 할마도 한국에서 달 보께!"

나이 탓인가. 가슴이 뭉클하다. 


사람 일 모른다. 그 뒤 열 달이 채 안 되어 다시 손녀를 안았다. 이번에 손자까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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