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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Feb 24. 2023

외손자와의 만남을 위하여

LA에서의  아기 보기

조금 늦은 시간에 손녀와 외출. 오늘은 딸의 출산일. 아내는 딸의 병원행을 돕기 위해 집에. 나 혼자 손녀와 함께 시간을 때운다. 한인촌까지 원정 출산을 해야 하는 딸이다. 손녀가 딸 내외의 출발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밖에서 시간을 조금 더 끌었다.  유모차를 밀면 신이 나는 손녀다. 평소보다 조금 더 걸었다. 그게 피곤했던지 유모차에 태우자 바로 잠이 든다. 걱정이 조금 된다. 잠 깨면 엄마 찾을 텐데.  내가 가정에 무관심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애들 보기가 이렇게 힘이 드나! 


잠든 손녀를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 그늘진 곳을 왕복. 아무리 습도 낮은 더위라도 40도를 넘나드는 더위다. 손녀가 땀을 흘린다.  걱정 탓인지 나는 더운 줄도 모르겠다. 할 수 없이 집으로. 전혀 노 프라브럼! 선잠을 깨워도 할머니가 안으니 엄마 생각을 않는다. 엄마 생각 하지 않게 호기심 자극할 수 있는 일에 조금 더 신경 쓴 정도. 


동생에 대한 본능인지 환경 적응인지 남자인 나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저녁에도 할머니 이야기 듣다 그냥 잠이 든다. 나도 잠만 잘 잤다. 자다가 몇 번 깼다지만 아내도 무리는 없었던 모양이다. 


아침에 사위 전화. 순산했다며 아들이란다. 손녀 걱정을 한다. 아니 우리 걱정이다. 아무 걱정 없으니 며칠 푹 쉬다 오랬더니 그냥 하는 말로 들었는지 다음날 손자 안고 바로 집으로. 손자야 반갑지만 딸은 걱정이 많이 된다.  딸의 말! 우리 걱정 말라는 소린지 미국에는 산후 조리원이란 시설 자체가 없단다. 손자는 안아 볼 수도 없고 그냥 얼굴만!  우리 애들 안을 때 와는 또 다른 기쁨이다. 반 세기 전의 시각에서는 늦은 결혼에 힘들게 본 우리 삼 남매 때도 자식 안아 본다는 기쁨을  만끽했었다. 그런데 또 다른 기쁨이다. 내일부터는 손녀에게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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