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철 Mar 03. 2023

성조기의 조기 게양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

어린이들은 성장 과정이 있는 모양이다. 어느 순간부터는 보행기를 거절하고 걸으려 하더니, 지금은 유모차에 앉기를 거부하고 밀려고 한다. 도서관에서도 잘 놀더니 이젠 지루하면 밖으로 나와서 나와 함께 걷는다.


오늘도 도서관에서 나와 유모차를 밀며 초등학교 앞으로. 저만치 학생들이 보이니 손녀가 너무 좋아한다. 울타리 밖에서 노는 모습 구경. 어린이들은 누구나 귀엽다. 폰으로 사진을 찍으니 선생님이 나를 부른다. 속사포 같은 영어. 아마 사진 찍지 말란 소리인 듯. 그 참! 사진까지. 손녀를 달래며 학교 정문 앞으로. 그런데 이게 뭔 일! 학교 정문 국기 게양대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성조기가 걸려 있다. 깜놀! 성조기의 높이가 너무 낮다.

우리는 현충일에만 조기를 단다. 미국의 슬픈 기념일인가? 그런데 학생들도 등교하고 돌보미들과 함께 온 어린이들도 공터에서 뛰고 논다. 당연히 손녀도 동물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 친구들과도 어울려 한참을 즐겼다.


저녁을 먹고 딸에게 조기 얘기를 했더니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 이야기를 한다. 나도 어제 뉴스에서 이 사건은 보았다. 그런데 미국의 총기 사고가 어제, 오늘 일인가?  실은 라스베이거스는 딸네와 함께 우리도 관광을 다녀온 곳이다. 당연히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관심은 있다. 사건의 개요는 스티븐 패덕이란 64세의 범인이 만델레이 베이 호텔 32층에서 자동 소총 23정과 거치대까지 준비하여 라스베이거스 빌리지 앤 페스티벌 그라운드라는 장소에서 거행되는 컨트리 뮤직 페스티벌에 10분간 자동 소총을 난사한 사건이다. 군필인 내게 이건 사건이 아니라 테러다.  


딸네와의 대화 내용 요약. 범인은 부유한 편에 속하는 재산가고 정신 병력도 없으며 자생적 테러리스트도 아니다. 이유를 전혀 알 수 없는 전례 없는 대형 사고다. 이유를 모르니 해결책도 찾을 수 없다. 한 마디로 미국이 멘붕 상태란 말이다.


미국의 테러와 총기 사건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관광지는 모두 입장 시 짜증 날 정도의 검색을 거쳐야 한다. 레고랜드 입장 때는 여자가 가방 속까지 검색. 사생활 침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조금 다른 입장이지만 학교 교문도 폐쇄. 그런데 아무리 딸네가 살아도 귀국하면 미국은 타국이다.


가방까지 검사




매거진의 이전글 그리피스 천문대와 그렌데일 파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