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누구에게나 같은 속도로 흐른다. 처한 환경에 따라 그 속도감이 다르게 느껴질 뿐이다. 투병 생활은 분명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 그 힘든 시간을 견디어 폐활량 운동 기구를 힘 차게 불어도 아프지 않게 되었다. 당연히 행동 반경이 조금씩 넓어진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뒷산 등반. 높지 않은 산이지만 편의 시설은 장난이 아니다. 시에서 안전을 인정하는 약수가 있고 중간 중간에 철봉 등 운동 기구들도 구비 되어 있다. 아직은 근력 운동할 몸은 아니고 그냥 약수나 한 잔하며 걷기 운동만으로 4시간 코스다. 수술 후 처음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분!
"아! 살았구나!"
몸이 좋아지면 걸음은 빨라지고 근력 운동 시간은 그 만큼 늘어난다. 따라서 등반 시간은 일정하게 4시간.
8시 등반 시작 정오에 집 도착. 샤워와 식사 후 오후 일과 시작. 되풀이 되는 백수의 일상 속에 걷기 운동과 근력 운동 시간이 균형을 맞추어 갈 때 쯤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일 차 정기 검진. 보통은 육 개월이지만 당분간은 삼 개월마다 검진을 해야한단다.
시골 생활의 불편 중 하나. 교통 문제. 운전하기 싫어 버스로 서울행.
지하철, 다시 병원 셔틀버스. 여러 가지 검사. 다시 집으로. 일주일 뒤. 다시 서울행. 병원 선택도 내가 한 게 아니고 시골 의사 선생님의 추천. 가장 믿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고 계속 같은 병원 다니고 있다. 지금은 나도 수도권 거주.
우사인 볼트! 남자 단거리의 최강자! 너무나 유명한 인물이지만 경기에서 그를 보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결승만 생각하면 초 단위다. 그러나 시간이 짧다고 그의 업적이 평가절하되지는 않는다. 그 짧은 시간의 경기를 위한 그의 노력을 아니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마주한 의사 선생님! 저절로 숙여지는 고개.
첫 정기 검진의 기억은 너무나 뚜렷하다. 첫 경험은 다 그런가? 아니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내 폐 사진을 보시던 외과 선생님!
“불편한데 없으시죠?”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수술이 참 잘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육 개월 뒤에 보면 되겠습니다. 내과 선생님과 상의해 보세요.”
끝이다.
다시 내과로!
“깨끗합니다.”
“조심하고 있습니다.”
“와인도 한 잔씩 하시고 너무 걱정 마세요.”
“감사합니다.”
역시 끝!
간호사 분과 다음 정기 검진 날짜 조율 후 집으로!
의사 분들과의 면담! 아무리 길게 잡아도 삼십 분도 안 될 것 같다.
“좋습니다! 잘 되었습니다! 다음 정기 검진 날짜 잡으세요!”
허망하지만 너무나 기쁜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