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은 설렘과 두려움의 공존이다
성남으로 이사
정기 검진을 다녀오니 건강에 자신이 생긴다. 수술한 지도 석 달이 지났다. 주워들은 의학 상식 하나. 면역력을 키우려면 근육 운동을 해야 한다. 턱걸이와 평행봉 그리고 푸시업까지 주로 대흉, 광배, 허벅지 등 큰 근육 위주의 운동. 등산 보다 근육 운동 시간이 더 길어졌다. 나이가 들면 남성 호르몬이 줄어 근육량이 늘지 않는다? 아니다. 내 경험으로는 젊은 사람들처럼 멋있어지지는 않지만 약간은 근육질 몸매로 바꿀 수 있다. 지금은 친구들에게 몸매 좋다는 소리도 듣는다.
그 사이 두 번째 정기 검진.
“이제 육 개월마다 오시면 됩니다.”
반가운 이야기를 듣고 바로 성남으로 이사. 경북에서 수도권으로. 서울에서 원룸 생활하던 두 딸과 합류. 서울 소재의 대학으로 진학한 막둥이와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기쁨이다.
찜찜한 것은 시골과는 달라진 주위 환경이다. 집 앞을 흐르는 탄천은 당시에는 6급수였다.
탄천은 용인에서 발원하여 성남을 거쳐 서울로 흐르는 한강의 지류이다. 지금의 탄천은 많이 정화되어 새들의 낙원이자 성남 시민들, 특히 어르신들의 공원 구실을 하는 곳이지만 내가 이사 올 당시는 냄새도 나는 것 같고 강물도 탁하기만 했다. 지금 탄천은 2급수라 한다.
산 역시 소나무가 많던 시골의 산과는 달리 이곳 산에는 소나무 보다 도토리, 밤 등 유실수가 더 많다. 겨울에 보니 황량한 풍경. 그래도 운동은 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 뜨면 산으로. 다행히 이곳에도 운동 기구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시골서 처럼 열심히 운동. 그렇게 새로운 환경에 열심히 적응해 가던 중.
12층 아파트를 흔드는 안내 방송.
“미세 먼지 나쁨! 어린이와 노약자는 외출 자제.” 당시에는 미세먼지 경고를 폰을 톻해 하지 않았다.
듣도 보도 못한 요즘 말로 듣보잡 단어 하나. "미세 먼지!" 마른하늘의 날벼락이 딱 어울리는 말!
나는 환갑을 넘겼으니 노인의 문턱을 넘은 나이, 폐 수술을 했으니 약자. 노와 약 둘 다 해당. 겁이 나서 요즘 말로 집콕! 모든 생활 패턴이 다 깨어졌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의 시작!
아침에 눈을 뜨면 집 앞의 야산부터 보는 버릇이 생겼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바로 집 앞의 산이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다. 그런 날은 꼼짝없이 반 감옥 생활이다. 아내는 굽는 요리도 하지 않는다. 아침마다 건강차 다려주는 아내. 뭔가 민폐가 된 느낌!
집에만 있다 미세먼지 보통 소리만 들리면 외출. 외출, 외박 기다리던 군 시절 연상. 집에만 있으니 요즘 말로 유리 멘털이 되어 가는 느낌. 햇빛을 못 쬐어 그런가?
집에만 있는 날이 많아지니 별 생각이 다 든다. 처음엔 잠들기 전 내일 아침 눈 안 뜨면 되는데...
다음엔 아파트 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나 자신 발견. 12층은 너무 높다. 고통 없이 가는 방법 찾는 나 자신을 깨달았다. 정신이 번쩍! 투병은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강해져야 한다.
혹시 우울증? 이건 아는 게 약이다. 마스크 하나 찾아 쓰고 밖으로! 나와 같은 수술 한 사람들도 서울서 잘만 살고 있더라. 정기 검진 가면 거의 암 투병 중인 사람들이다. 얼리 어답트? 나는 코로나 사태 일어나기 전부터 마스크를 사용했다.
먼저 자주 다니던 산 중턱에 있는 노인복지관 체력단련실부터. 높다란 천정에 시설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커다란 공기 청정기. 미세먼지와 공기청정기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과학적인 것은 알 필요도 없다. 기분이 상쾌! 당장 집에도 조그만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마침 등록 기간이다. 눈 뜨면 복지관으로.
외출 길에 본 아파트 게시판! 주민센터 문화강좌! 여럿 중에 내가 관심 있는 하나. 기타 초급반. 답사해 보니 크디큰 강당에 20명이 안 되는 사람들이 노래에 열중. 이건 밀폐된 공간이라 말할 수 없는 곳이다. 나이나 부끄럼 등은 내 것이 아니다. 당장 등록. 수, 금요일 일 주일에 두 번씩 C 코드부터. 덕분에 지금은 밥 딜런의 노래 정도는 내 반주에 흥얼거릴 수 있다. 단 내 노래는 거의 음치 수준.
다시 한번 우리나라는 정말 살기 좋은 나라다. 복지관으로 주민센터로 은퇴 전 하고 싶은 것 원 없이 하고 있다. 배운 것들로 즐기는 삶! 그냥 어르신 행세나 하고 있었더라면? 상상도 하기 싫다. 잘은 못 하지만 나이 생각 하지 않고 많이 배운 것들! 헬스, 기타, 사진, 유튜브 제작 등 엔도르핀 많이 생산하려 열심히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