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만남

노인 복지관

by 김윤철

야외 운동과는 다른 기구 운동. 나이가 들면 같은 강도의 운동도 종류가 달라지면 더 힘 든다. 한 세트 마치고 공기 청정기 앞에서 숨 고르기. 아직은 외로운 신입생에게 조금 연배 되시는 분이 아는 체를 하신다.

"학교 근무 하셨죠?"

"예? 예!"

"저는 체육 담당이었습니다."

이렇게 성남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회원 등록 시 적은 신상 명세서를 본 모양이다. 개인 정보 노출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니. 같은 직종의 선배님이 말을 붙여주신 것이다. 몇 마디 인사 끝에 같이 문경 근무한 선생님 호출. 누구 아느냐? 우리 동기다. 선배님! 대한민국 좁다.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이다. 다음부터는 일사천리!

교사 출신부터 찾아다니며 소개.

"문경서 교직 생활..."

약간은 오지랖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는 사람 없는 도시 생활에서 많은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체육관 이용의 즐거움 중 하나. 운동 끝나고 하는 샤워. 벌거벗고 있으니 거리감이 있을 수가 없다.

내 등에는 10cm가량의 흉터가 있다.

“수술하셨어요?”

“네!”

“어디?”

“폡니다.”

“암?”

“네!”
“수고 많았습니다.”

거의 10cm나 되는 훈장과 암이란 소리에도 걱정이나 놀라움이 생략된 그냥 덤덤한 어조. 연륜의 힘!

이곳은 노인 복지관이다. 많은 어르신들이 하나 정도의 수술 자국은 갖고 계신다. 의학이 발달 되었다는 말도 되겠지.


대부분이 나잇살이라는 배에 과체중 걱정하시는 곳에서 나는 눈에 띄는 존재였던 모양이다. 많은 분들이 아는 체를 해 주신다. 거의 유산소 운동이 주가 되는 이곳에서 나는 줄기차게 근력 운동. 러닝 머신이 워킹 머신이 되고 자전거를 타며 옆 사람과 시국 담화하는 곳. 몸에 수술 흔적 가지신 분들이 젼혀 이상하지 않은 곳. 위장이 좋지 않아 마른 몸매에 병원 신세 지느라 생긴 근감소증까지. 근육의 절대량 부족. 암과의 싸움 때문에 근육 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곳이다.


가벼운 몸에 약간의 잔 근육. 쉬지 않고 하는 근력 운동이 부러우신가 보다.

“힘들지 않으세요?”

“매일 하니 괞쟎습니다.”

“대단하십니다.”

“나는 안 하면 안 됩니다.”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도 내 운동하는 모습을 부러워한다. 남의 속도 모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말이 있다. 암이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기가 죽는다. 가족들은 건강식품 챙기기.

본인은 몸에 좋다는 말과 글들은 찾아가며 읽게 된다. 거기서 주워들은 건강 상식. 암을 이기는 방법은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면역력 키우는 데는 근육만 한 것이 없다."
그 말 듣고부터는 나도 무리라고 생각될 정도의 나이에 비해 강도 높은 운동. 쉴 새 없이 호흡을 해야하는 폐는 다른 것은 조심할 방법이 없다.


다른 분들은 조금 다르다. 운동과 함께 친목 도모. 다른 말로 은퇴 후의 넘쳐 나는 시간 보내기.

"시간이 부유하신 분들."

수시로 커피 한 잔. 운동 중간에도 기분 내키면 자판기 앞으로.

나는 운동이 끝나고 함께. 당시에는 자판기 커피가 200원이었다.

그 200원 안에 우리의 삶이 들어 있다.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집안 대소사까지. 그리고 시간이 되면 그분들은 식당으로 나는 집으로. 아내 고생 시키려고 식사는 꼭 집에서 한다.


이웃사촌이라 했던가. 몇 달에 한 번씩 보는 옛 친구들보다 훨씬 자주 보던 분들. 운동 후에는 상처 있는 벌거벗은 몸을 스스럼없이 보여 주던 친구들. 동병상련이란 말답게 서로 위로를 받는 곳.

이곳 체력 단련실은 몸만 튼튼해지는 곳이 아니다. 유리 멘털도 치유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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