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가기 힘든 곳

정기검진

by 김윤철

수, 금요일. 주민 센터의 문화 강좌. 기타 배움이 끝나고 잠시 갖는 만남의 시간. 내 나이가 있으니 회원님들 중 연세 좀 있으신 분들과 세상 이야기도 나눌 겸 갖는 모임. 어쩌면 기타를 배우는 또 하나의 목적이 될 수도 있는 즐거움이다. 오늘은 가장 연장자 어르신의 요청으로 횟집에서 소주 한 잔! 평소보다 조금 과소비.


“오늘은 내가 쏜다.”

“손주에게 좋은 일 있습니까?”

표정이 영 아니다. 요약하면, 나이가 드니 손이 무뎌져서 진도를 따라가지를 못 하겠다. 민폐 되기 싫으니 다음 주부터 그만두겠다. 그동안 즐거웠다. 이런 말씀이시다.

내가 극구 만류. 내가 봐도이제 시작인 나보다는 훨씬 윗길이시다.

“같이 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합니다.”

소주 한 잔 쭉!

“사실은 딸의 등쌀에 건강 검진 다녀왔다. 전립선 수술을 해야 한다.”

나이 여든이신데 말릴 방법이 없다. 그 후로는 소식 두절.


노인복지관 체력단련실은 건강이란 필요에 의해서 또 은퇴하신 분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모이는 곳이다. 해서 웬만해서는 빠지지 않으신다. 보이지 않는 날은 어쩔 수 없는 길흉사가 아니면 거의 건강 검진 탓이다. 그런데 건강 검진을 혼자 다녀오셨다는 분은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이 딸 아니면 며느리와 함께다. 모두 여자이지만 딸의 비율이 훨씬 높다. 왜 남자들은 병원을 혼자 가지 않는 걸까?

“얼마나 더 살겠다고?”

젊은이들의 눈총 때문에?

연세 때문에 생에 대한 애착이 부끄러운 생각이 드신 것일까?


나는 은퇴 전의 건강 검진이었으니 눈치 탓은 아니었다. 어찌 생각하면 죽을 운명이 아니었다는 생각. 직장에서 하는 약간은 형식적인 검진. 나 혼자였으면 하지 않았을 위 내시경 감사를 아내 손에 이끌려 거의 반 강제로 받았다. 덕분에 생각지도 못 한 종양 발견.


폐암의 아니 모든 암의 무서운 점. 자각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때 늦어서 발견. 허파꽈리가 제 구실을 하기 힘들 정도의 중증이었지만 등산까지 다녔으니... 폐가 등산 등 유산소 운동으로 단련딘데다 몸이 망가진 폐에 적응을 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 흡연의 무서움 실감.


다음 주에는 내가 육 개월마다 하는 정기 검진. 여섯 시간 금식해야 하는 좀 힘든 검진이다. 암 진단 받으면 멘털이 붕괴되어 어떻게 병원 가는지도 잘 모른다. 이번 검사도 아내 손에 이끌려 가게 되겠지! 죽음? 아니면 삶이 두려워서?


암이란 단어는 두려움과 동격이다. 걱정이 없을 수 없다. 투병 생활 꿀팁! 두려워할 시간이 없으면 된다. 우리나라는 노인들 살기 좋은 나라다. 노인 종합 복지관. 어르신들 배움의 장소다. 운동, 사진, 유튜브 제작 등. 주민센터마다 문화 강좌도 있다. 요것만 미괄식 구성.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 실천 중!


다음 주에도 아무 문제없기만 빌어본다.

이전 10화첫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