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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철 Oct 31. 2023

마카하비치와 푸드 트럭

야생의 오하우

마카하비치는 숙소에서 20분 거리다. 당연히 아침 시간이 넉넉하다. 오늘의 계획을 꼼꼼히 챙기고 가림막과 스노클 장비를 점검했다. 딸네는 서핑 장비 담당. 아내는 물에 안 들어간다며 사진 찍을 옷을 찾는다.

마카하비치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해변이다. 이곳 역시 서퍼들의 천국이란다. 서핑하기 좋은 곳이라면 파도가 높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곳은 수심이 갑자기 깊어진다. 당연히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은 좋은 장소가 되지 못한다. 지금은 5월. 서핑 비수기다. 하와이의 서핑 성수기는 11월과 2월 사이의 겨울이다. 우리가 갔을 때도 다른 곳에 비해 해변이 조용했다. 딱 내 취향. 딸 내외는 얕은 바다에서 손주들과 서핑 연습. 나는 스노클 장비 착용하고 바다 수영. 그런데 나이가 연세다. ㅠㅠㅠ


차를 달리다 보니 노천 샤워장이 보인다. 근처에 주차. 와이키키해변에서도 그랬다. 샤워를 하고는 그냥 대충 옷을 갈아입는다. 그 참! 당연히 우리는 샤워 후 화장실로. 일광욕하는 여자분이 비키니의 윗 끈을 풀어놓고 엎드려 있다. 이해가 좀....   나는 라떼? 우리나라에서 말도 많은 레깅스. 여기 여자들은 그냥 몸매가 다 드러난다. 그런데 이 옷은 날씬한 여자보다 큰 사이즈의 여자들이 더 많이 입는다. 내가 생각해도 엉덩이가 큰 사람들은 바지 입기가 힘들 것 같다. 이런 사람들에게 레깅스는 편한 옷이다. 남 의식 않는 자유. 미국의 특징 중 하나가 아닐까! 우열이 아닌 문화의 차이!


가림막부터 설치하고 아내는 사진 삼매경 우리는 물속으로. 손주들은 신이 났다. 엄마, 아빠 손 잡고 서핑 연습. 힘들면 모래성 쌓기. 부럽다. 나는 나이만 실감! ㅠㅠ


오리발 없이 스노클만 착용하고 바다로. 얼마 나가지 않아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나는 강사에게 배운 수영이 아니다. 강과 저수지에서 첨벙거린 생존 수영. 물에는 겁이 없었다. 그런데 더 나가기가 싫다. 해변과 수평으로! 잠수를 하려니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나이 탓인지 수술 후유증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돌아서 나오는데 해변이 갑자기 시끌시끌. 물속에 사람은 분명히 아닌 검은 물체가 보인다. 상어?

"물개다." 가림막에 앉아 있던 아내가 사진을 찍어 왔다. 이곳의 수심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찾으니 마카하의 특징이 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야생의 해양 동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단다.


점심은 근처의 푸드 트럭에서 간단히 야생 닭들과 함께. 그런데 이 하와이 한 구석진 곳 푸드트럭에 우리나라 아이돌 엑소가 다녀갔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K팝의 위력 실감. 식사를 빨리 끝내고 아내와 주변 둘러보기.

그 한 곳에 많이 본 나무가 있다. 사진을 찍고 인터넷을 찾으니 분명 걸어 다니는 나무다. 이름하여 "워킹 팜"

걸어 다니는 야자수. 2, 3m까지 자라며 뿌리를 이용해 1년에 4cm에서 최대 20cm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하네요. 참 세상은 넓고 신기한 것도 많다.


오후에도 물놀이! 바다는 역시 신비로운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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