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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외손주들을 보내며

by 김윤철

공항 가는 길에 눈이 내린다

해 나면 곧 녹을 눈이지만

멀리 눈 귀한 곳에 사는 외손주들

눈 구경 실컷 하라고

사십몇 년만이라는 큰 눈이

쏟아 붓 듯 흩날리고 있다


공항은 떠나고 돌아오는 곳이다

떠나서 만나고

아쉬움 가득 안고

돌아오는 곳이다.

해서 떠남이 반가움이면

돌아옴은 그리움이다


인천공항 국제선

오늘따라 그곳이 너무 크다

친 조부모와 함께 있는

외손주들한테 가는 길

인천공항이 이렇게 넓다니


몇 번을 만나도 아쉬움이고

기약이 있어도

인천과 엘에이는 너무 멀고

태평양은 너무 크다


만나자 곧 떠나는 손주들

녹는 눈이 더 아름답듯

그래서 오늘 손주들의 손을

놓는 것은 떠남이자 돌아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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