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구경
몸은 피곤하지만 눈이 일찍 떠지는 것은 여행에 대한 기대감 때문 일 것이다. 오늘의 예정은 미드웨이 박물관 관람. 시내와도 가깝고, 손주들과 혼자 운전해온 사위에 대한 배려로 10시에 출발하기로 약속. 나는 6시 기상. 아내에게만 알리고 혼자 시내구경. 영어는 안 되지만 혼자 길 나설 자신감만은 충만. 사실 미국은 길 잃을 염려가 적다. 우리나라도 도로명 주소사용은 미국과 같지만 미국은 길이 바둑판 처럼 직선이라 도로 이름만 기억하면 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길이 꼬불꼬불. 길 외우기가 조금 어렵다. 또 호텔 이름도 있지 않은가. 아무리 영어 벙어리래도 그정도 쯤이야!
숙소를 나오니 새벽 공기가 기분 좋을 정도. 라떼는 우리나라도 맑고 푸른 하늘이 자랑거리였는데... 상전벽해란 한자말 실감. 열차소리와 함께 트램이라 불리는 전차가 지나간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옛전차와 달리 빨간색의 세련된 현대식 전차.
한참을 걷다 보니 도로명이 브로드웨이. 길 잃었을 때를 대비 내가 반드시 기억해야할 도로이름. 그런데 이 이름이 너무 많다. 뉴욕의 너무나 유명한 공연장 거리, LA의 거리 이름애서, 이 곳 샌디에이고까지. 내가 아는 브로드웨이란 거리명만 세 곳이다. 구경하며 걷다보니 항구 도착. 그 이름이 브로드웨이 피어! 오늘 관람하기로한 미드웨이 박물관이 보인다. 길을 모르니 참! 같은 곳을 두 번씩이나. 거리 구경 잘 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그런데 사실은 도시는 우리나라 거리만큼 화려한 곳은 없다. 우리나라 다녀온 직장동료들이 서울은 미래 도시 같다는 말을 한다는 사위의 말. 사실 LA는 크기는 서울의 두 배지만 인구는 서울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 인구 밀도가 낮으니 고층 건물이 서울보다 적고 밤이 되면 불이 꺼지고 노숙자들의 잠자리가 되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았다. 사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우리나라의 롯데 월드가 월등히 더 높다. 유명한 영화 "라라랜드"의 야경을 보드라도 우뚝 솟은 빌딩은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전부다. 그 빌딩이 있는 곳이 LA다운 타운이다. 우리나라는 소도시도 고층 아파트 없는 곳이 드물다. 높은 건물과 밤에도 번쩍이는 야경! 자랑인지는 모르겠다,
바다와 항구 구경. 피어 건물 옆에 크루즈 여객선이 정박해 있다. 말로만 듣고 부러워하던 크루즈다. 아내의 버킷 리스트에 들어 있는 것이다. 크다! 피어 건물이 작아 보일 정도다. 옆의 박물관인 항공모함 보다도 훨씬 더 크다. 지금은 코로난지 뭔지 때문에 아내도 나도 하고 싶은 목록에서 지워버렸다. 비릿한 바다 내음새 즐기다보니 시간이 흘러 숙소로. 가족과 함께할 항공모함 구경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