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이 전투
혼자 걸었던 길을 가족과 함께. 40여분 걸리던 시간이 손주들까지 해서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과학의 힘. 눈앞에 그 힘의 결정체가 버티고 있다. 배안에서 전투기들이 날아오르고, 적국의 코앞에서 폭격기가 포탄을 퍼부을 수 있다. 부러움! 전쟁을 좋아하거나 전쟁 영웅에 열광하는 철부지도 아니다. 오히려 밥 딜런과 히피 문화에 열광하며 사춘기를 보낸 반전주의자에 가까운 노친네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를 보라. 끝없는 침략의 희생국. 지금 우리 근대사의 대부분이 국력 미약 때문에 생긴 일들이 아닌가! 미국에 대한 부러움이야 한 두 가지겠는가 넓은 땅덩이, 달리는 차 안에서도 보이는 도로 바로 옆의 석유 채굴기! 이렇게 항공모함 앞에 서니 부러움이 하나 더 생긴다. 전시 작전권도 가질 수 없는 내 조국. 대한민국.
밖에서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보다 더 큰 크루즈 여객선과 비교 되어서 그런가? 아침의 운동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 다시 오니 크루즈 여객선은 떠나고 없다. 아내가 못 보아 다행! 안으로 들어가니 밖의 느낌과 전혀 다르다. 어마어마하다. 배 밑 부분. 천정이 있는 곳은 격납고. 사진으로 보면 더 크다. 지하상가를 걷는 듯한 느낌이다. 미국에는 박물관도 많다. 그런데 이 곳은? 2차 대전 때 사용하던 전투기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감탄이 전쟁이란 찝찝함을 이기면 한 번은 볼만한 곳이다. 아이들은 개방해 놓은 비행기를 타고 꿈을 키운다. 전투기를 배경으로 인중샷을 남기는 중. 백인이 어깨에 손을 걸치며 같이 사진을 찍잔다. 미드웨이 전투는 미, 일 전쟁이다. 나는 동양인! 왜일까? “어디서 왔느냐?” “대한민국!” “남, 북?” 이 녀석들 진짜 돌대가리들이다. 미국과 북한은 적대 국가다. 북한인이 이 곳에 왔다면 간첩이란 말인가! 항상 남북을 물어 분단의 아픔을 일깨운다. 벌써 몇 번째다. 왕짜증!
활주로는 더 큰 느낌! 이 곳 샌디에이고는 모래사장도 없이 바닷가에 바로 빌딩들을 건축해 놓았다. 넓은 미국에서도 이런 곳은 뉴욕과 이곳뿐이란 말. 사진에는 활주로가 빌딩과 맞닿아 있으니 도로 같은 느낌. 사진으로는 더 크게 느껴진다. 공항의 활주로를 연상해보면 그 크기가 짐작될 것이다. 비행기 구경을 마치면 뒤편의 조각품! 배 뒤쪽 공원에 그 유명한 2차 대전 종전 기념 수병의 키스! 미드웨이 영화는 이 곳에서 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