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즐거움이면 족하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며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이 올드타운이었다. 인터넷을 찾으니 미국의 역사니 우리나라의 민속촌 같다느니 하는 말! 강하게 주장해서 막상 와보니 역사라기보다는 그냥 오래된 건물들을 리모델링한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미국의 역사가 아닌 인디언이나 멕시코의 흔적 같은 느낌이다. 약간은 실망. 손주들의 눈치를 보니 즐거워하는 것 같아 안심. 인디언은 원래 이 땅의 주인이었고, 이곳은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워낙은 캘리포니아나 텍사스등이 과거에는 멕시코 영토였다가 전쟁이나 독립을 통해 미국 땅이 된 곳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 그래도 애들은 옛 대포나 포장마차, 인디언 작품 같은 도자기나 기념품들, 그리고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보며 즐거워한다.
열대기후지만 겨울 여행은 어딘가는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있어 색다른 즐거움. 나의 느낌! 건물 뒤편에서 무법자들이 총 들고 나타날 것 같다. 그런데 미국이 아닌 멕시코 배경의 서부 영화에 나올 것 같은 풍경이다. 미국은 역사가 300년 정도니 반만년이라 부르던 우리나라 역사의 민속촌을 생각했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행은 의미를 찾아 가는 것도 아니다. 그냥 관광으로 생각한다면 해볼 만한 나들이다.
역시 멕시코 풍의 챙 넓은 모자가 그려져 있는 멕시코 식당으로. 분위기가 좋다. 샴페인이 있어서만은 아니다. 사실 뷔페식당에서 술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묘하게 대접 받는다는 느낌. 고기의 종류도 많고, 맛도 좋다. 무엇보다 손주들이 좋아한다. 애들 흥은 2인조 식당 밴드가 생일 축하 노래와 베사메무쵸를 기타와 함께 노래할 때가 절정. 바로 앞에서 아는 노래를 불러주니 흥이 날 수 밖에! 가족들의 즐거운 식사!
오후엔 아내와 샌디에이고 시내 구경. 한 번 다녀온 곳이라고, 트램이라 부르는 전차라느니 이 곳이 항구 가는 길이라느니 가이드 흉내 중에 중심가에서 아내가 옆구리를 찌른다. 우리말 아는 사람도 없는데 귓속말을 하며 한 공연장을 가리킨다. 조금은 분위기가 이상하다. 동성애자들의 모임이란다. BOA란 글짜가 보이는 공연장으로 다시 가서 보니 세 시에 “게이 콘서트”가 있다는 선전 문구가 번쩍인다. 섬찟한 기분.
또다른 생각은 미국은 자유스럽고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 성소수자들이 범죄인 취급 받는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느낌! 헐리웃 중심가 도로에 여러 색깔이 칠해진 곳이 있다. 그곳이 동성애자들의 거리란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것도 같다. 옳고 그름을 떠나 하나의 생명으로 존중해 주면 어떨까하는 개인적인 생각! 그래도 게이 바에는 못 갈 것 같다. 다섯 개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 밖에 없는 우리나라 학교에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으며, 틀린 표현만 골라내는 시험 하에서 회화가 가능할까? 회화는 무조건 부딪혀야하는데. 좋은 머리로 좋은 학교 나오고 사회에 해를 끼치는 무리들을 보며 답답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