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와 다저스 야구 구경
손주들의 여름 방학이 끝나간다. 개학하면 손주들의 학년이 올라간다.
미국은 8월이 학년초다. 학교에 제출할 숙제는 끝냈다는 손주들의 말에 딸이
외출을 하잔다. 장소는 LA다저스 스타디움. 야구 좋아하는 나야 그렇지만 애들은?
사위도 축구광이다. 멈칫대니 이미 다저스 유니폼까지 준비했단다.
즐거운 마음만은 아니다. 이역만리에서 의지할 사람도 없는 한국계 미국인인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니 아빠는 딴 소리 말고 고맙단 소리만 하란다.
"사위 고마워!"
저녁은 한인 타운에서 순두부찌개로.
코리아 타운이 정말 위치는 좋다. LA 다운타운, LA 공항, 고급 주택가로 유명한
비버리 힐스, 할리우드 등 LA 명소의 중심에 있다. 한국 사람들 부동산 안목은 인정!
모두 해물을 원하는데 나만 곱창 순두부를 시켰다. 실망.
나는 미식가가 아니다. 한우와 미국소 맛 구분을 못 하는 편이다.
그런데 곱창이나 천엽 같은 내장은 확실히 한우와 맛이 다르다. 가장 좋아하는 순댓국도
미국서는 사양해야겠다.
드디어 스타이움 입장. 손주들 생각부터. 구경거리와 놀이터가 근심을 잊게 한다.
자리 찾아가는 중 눈에 띄는 진로 소주 바! 점원도 백인이고 손님도 백인이다.
여기는 미국이니 소주 대신 생맥주로.
가장 인기 있는 선수는 역시 "오타니" 오타니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입은 백인들이 많다.
한국계였으면 아니 일본인만 아니었다면....
경기 시작. 1번 타자가 오타니다. 약간의 심드렁한 응원 소리.
"오 오타니!" "오 오타니!"
2번 타자는 "프리먼" 갑자기 터져 나오는 함성과 박수. 의아한 기분.
우리가 잘 못 알았나. 아니면 인종 차별? 프리먼 선수는 백인이다.
딸이 알아왔다. 프리먼 선수의 아들이 병석에서 퇴원했다는 방송에 다저스 팬들이
지르는 함성이었다. 오늘만은 최고의 스타가 오타니가 아니었다.
우리나라 관객과의 응원 차이점. 치어리드가 있고 응원 단장이 관중을 리드하고
흥에 겨워하는 우리와 달리 미국은 그냥 열심히 구경만. 맥 빠진 응원 느낌이다.
역시 우리는 음주 가무를 즐기는 흥의 민족.
미국인들은 겉으로는 매우 살갑다. 처음 보는 사람들도 눈만 마주치면 "하이"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다. 옆집 방문도 약속 없이 찾아가면 실례란다.
손주들도 방학 동안 집에만.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미국 문화.
당연히 개인주의.
지리적인 탓도 있는 것 같다.
"퇴근하고 한 잔!" 이게 나이 든 우리 세대의 직장 문화였다.
미국은 차로 퇴근. 거기다 퇴근 시간도 다르다.
일 끝나면 칼퇴근이란다.
우리나라 야구장 몇 배 크기의 구장 규모에 치어리더는 없어도 곳곳에 설치된
전광판에 선수들이 나오고 관객들의 모습도 등장한다. 우리 쪽도 한 번...
아쉽게도 야구장이 너무 크다.
우리나라 선수가 없으니 관광객인 우리는 승부에 별 관심이 없다.
거리감 없이 야구장 분위기를 즐기는 손주들이 대견하지만 잠자리에 들 시간.
7회까지 관람하고 집으로.
늦은 시간이라 영화 라라랜드의 멋진 배경인 그리피스 천문대의 야경 대신
야구장 밖의 LA야경을 배경으로 한 컷.
한 번은 가볼 만한 LA 다저스 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