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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어린이집

노인종합복지관

by 김윤철

정월대보름!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소복하다.

운동 가방을 챙겨 복지관 체력 단련실로.

밥 챙겨준 아내가 한 마디 한다.

"어린이집 가는 애들 같다."


체육관 앞에는 아침잠 없으신 어르신들이 젊은 코치를 기다리고 있다.

덕분에 아홉 시 출근인 코치는 여덟 시 반에 체육관을 개방한다.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도 출근 도장 콱!

운동복으로 갈아입으며 의례적인 덕담 한 마디씩.

"눈길 조심하셔야죠."

"우린 여기 오는 것도 운동입니다."


샤워 후 체육관을 나서니 점심 함께 하자는 분도 계신다.

"오늘 오곡밥에 각종 나물 나옵니다. 함께 하시죠!"

정중히 사양하고 집으로. 나는 집밥이 최고인 삼식이!


여기는 어르신들 놀이터다. 운동, 점심. 커피 한 잔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




문을 나서니 아는 얼굴이 반갑게 인사를 하신다.

"식사 안 하고 가세요?"

연 전 함께 유튜브 제작 배우던 분이시다.

이곳에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다.

체력 단력실은 오전에 휴식 후 오후엔 강의실로.


써먹기 힘든 영어 회화부터 정말 요긴하게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유튜브 제작까지.

요즘은 주로 숏폼을 만들고 있다.


제일 잘 배운 것은 새로운 것도 유튜브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서 이곳은 어르신들의 배움터다.


은퇴 후의 삶을 살고 있는 70대의 노인인 나.

이곳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다음 분기인 5월에는 이번에 추첨에서 밀린

챗gpt를 기어코 배우리라.


아내 눈에는 복지관 가는 걸음이 꽤나 가벼워 보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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