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몰과 말리부 해변

한인촌과 말리부 비치

by 김윤철



LA 한인타운 근방에서 가볼만한 곳으로는 라크마 박물관과 그리피스 천문대가 있다. 박물관은 가봐야겠지만 미국의 짧은 역사를 생각하면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특히 라크마 박물관은 문정황후의 어보 반환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우리나라 유물을 미국에다 돈을 내며 구경한다는 게 정말 찝찝해서 패스. 그리피스 천문대는 차가 없어서 패스. 결국 숙소에서 멀지 않은 CGV마당몰로 직행. 이곳은 백인도 보이지만 그냥 우리나라와 같다. 여자들은 설빙이 있다고 난리다. “미국에서 설빙을 먹다니...” 사실 술 좋아하고 군것질하지 않는 나는 설빙이 뭔지도 모른다. 물 대신 우유를 얼려 만드는 팥빙수란다. 아내와 한 그릇 시켜 입만 대고 마당몰 구경. 벽면을 가득 채운 추신수 선수와 류현진 선수의 광고 사진이 이곳이 한인타운임을 실감 나게 해 준다. 2층으로 올라 가는데 이게 웬일 벽에 정말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고은 시인, 황석영 작가, 이외수 작가, 박경리 작가,... 아내를 불러 한 컷. 그 옆에 알라딘! 중고서점이다. 내부를 보니 소설부터 동화책까지 없는 서적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는다는 소리는 못 들어 보았는데. 기득권을 버리고 자식 교육을 위해 이민 간다는 말이 실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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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버스는 정류장마다 서지 않는다. 홀, 짝처럼 한 번은 이곳. 한 번은 저곳. 그러니까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버스를 타려니 운전수가 무슨 말을 하며 밀어낸다. 어리둥절해 있는데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우를 내려준다. 부럽다! 시간에 쫓기는 우리나라 기사님과 달리 약간은 여유가 있어 보이는 모습이다. 핸디캡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법으로 잘 보장되어 있단다. 코인을 준비 하지 못 해 현금을 통에!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잔돈을 주지 않는다. 돈을 달라니 운전사가 신경질을 낸다. 같이 타고 있던 동포가 여기는 자기가 알아서 코인을 준비해야 한단다. 미국의 두 얼굴! 법은 철저히 지킨다. 반면 다른 일은 네가 알아서 하라. 철저히 개인주의다. 물론 이것도 성급한 일반화. 은퇴한 노인분들에게 버스를 물었을 때는 친절히 알려 주셨다. 영어 서툰 이방인에게 손짓 발짓 온갖 바디랭게지까지 동원 버스 정류장 알려 주려 노력하셨다. 이곳은 나라가 커서 그런지 버스도 크다. 두 개가 연결되어 있는 듯한 “블루 빅” 버스로 사위 회사 도착. 사위 차로 말리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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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까지 연결된다는 1번 도로를 따라 말리부 해변 도착. 우리나라에서도 못 가본 불란서 식당으로. 청새치 요리를 예약해 놓았단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잠시 거리 구경. LA에서도 알아준다는 언덕 위의 고급 주택가는 보이지 않는다. 청새치 요리는 고급요리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곳은 이유는 모르겠으나 관광객보다는 주민들이 많이 찾는 식당인 것 같다. 인상 깊었던 것은 할머니 두 분이 샐러드를 안주 삼아 와인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다. 참 곱게 늙었다는 생각. 나도 육식 좀 줄이고 몸 생각해야겠다. 해변의 낙조야 어딘들 별 다르겠는가만, 이국 풍경에, 가족의 정에 취해 몸도 마음도 정말 즐겁다. 백인 주방장이 와서 계속 서비스를 하는데 팁 아까운 줄도 모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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