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렌데일 버두고 파크

미국 여행

by 김윤철



프레지던트 데이란 나는 모르는 미국의 휴일. 여자들은 빨래하고 짐 싸고, 귀국 준비에 바쁘고, 나는 혼자 한인촌 거리 구경. 역시 우리나라는 아직 까지는 남자가 편하다. 가수 이장희가 활동했다는 라디오 코리아 구경 중, 미국 신문 발견. 한국 신문은 유료. 미국에서 발간된 신문은 무료. 미국 신문 두 종류를 뽑아 들고 숙소로(나는 영어 까막눈, 한글로 된 신문.) 딸 내외 기다리는 동안 탐독. 라디오 코리아는 1992년 흑인 폭동 당시 동포들 안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방송사며 세시봉 가수들도 자주 언급하는 곳이다. 신문의 주요 기사.


기분 좋은 기사. LA제 4 지구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국계 “데이비드 류”라는 분의 출사표. 중국계 시의원은 있는데 한국계는 없다며 4년 뒤 시장. 10년 뒤 캘리포니아 주지사, 20년 뒤 대통령에 도전하는 영웅이 되고 싶다는 말씀. 비록 空約이 되더라도 정말 흐뭇(중국계 시의원 이름은 “마이크 우” 라나 뭐라나) 나쁜 기사 노래방 도우미 영업이 미 경찰에 적발되었다는 기사. 기분 참...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우리나라에서 보다 조금 신랄한 것도 있었다. 딸 내외의 지인과의 피크닉 약속으로 버두고 파크로. 그렌데일은 평화의 소녀상, 우리나라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담은 조각이 있는 곳으로 우리에겐 의미가 있는 곳이다. 약속 시간 때문에 바로 공원으로. 미국인들은 야외에서 고기 굽는 것을 즐긴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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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과 LA갈비로 소주 한 잔하며 미국 생활의 애환을 들었다. 살기 힘든 것은 어디든 마찬가진가 보다. 그런데 이것이 코리안 BBQ가 미국에 뿌리내린 이유란다. 미국을 다니다 보면 브라질 BBQ와 코리안 BBQ가 많이 보인다. 브라질은 모르겠고, 야외로 나가지 않고 실내에서 자기 손으로 고기를 구우며 피크닉 기분을 낼 수 있는 것이 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 바비큐의 매력이란다. 페치카(벽난로) 불을 보면 캠핑 기분이 나는 내 생각과 비슷한 것 같다. 약간 취한 기분으로 한인 타운으로 돌아오는 길, 도로 옆에 영화나 사진으로만 보던 석유 채굴기가 보인다. 도로 바로 옆에 그것도 한 두 개가 아니고 몇십 개가 보인다. 어찌 보면 높이 솟은 디딜방아 같기도 하고 절구 같기도 한 위압감조차 느끼게 하는 석유 채굴기. 어쩜 큰 땅덩이 보다 더 부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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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에 천연자원 문제에 약간은 무거운 기분으로 오는 중. 한인 타운 중심가에 수많은 노숙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 부자 나라에 우리 옛 말로 하면 거지다. 정말 보기 흉하다. 누군가 한 마디 한다. 정부에서 대책을 세우지 않느냐? 어쩜 이것이 미국의 보정 없는 민낯 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또 한 마디 한다. 대책이 없다고. 쓰레기 같으면 치우면 되지만 생명체인데 치울 수도 없고. 자기만의 살아가는 방식이란다. 다행히 한인 타운에 한국계 노숙자는 보이지 않는다. 어지러운 마음으로 시바스 리갈 한 잔. 이렇게 미국의 마지막 밤이 깊어 간다.


998A8E3359D5BE9624[1].jpg 그렌데일 시티의 할머니상, 두 번째 여행에서. 이곳은 한인촌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우리 동포의 영향력이 일본보다 강하다고 함. 최초의 할머니상. 너무 적적해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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