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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인플루언서 헤어 디자이너 겸 강사 장영준 님]

팔로워 6,500명

시드니 YC College에서 강사와 학생으로 만났던 인연으로 지금도 여전히 연락하는 친구다. 시드니에서 인천 공항에 오는 비행기에서 함께 와인을 마시고 떠들다가 비행 승무원분들에게 혼난 일이나 결혼 전에 나에게 주례를 부탁했던 일과 같은 재미있는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다.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주위에 매우 피해를 끼칠 만큼 기내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그러진 않았다. 그리고 나에게 결혼 주례를 부탁한 건 내가 시드니 YC College 학생 주례를 39살에 본 적이 있다. 그걸 보고 요청했는데 한 번 해보니 너무 힘들어서 정중히 거절했었다. 


같은 지역인 부산에 거주하는 분과는 달리 성남에 사는 바쁜 영준이는 점심시간에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인스타그램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지?


다 똑같지 않을까요? 사업하는 입장에서 홍보 수단으로 쓰려고 시작했죠.


페이스북을 하다가 인스타그램으로 넘어온 거야? 다른 사람들처럼?


전 페이스북 페이지로 저희 샵 홍보를 했었어요. 그러다가 남들이 다한다는 인스타그램으로 넘어온 거죠. 페이스북 페이지보다는 인스타그램이 우리 샵을 알리기는 더 수월한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6,000명이 넘는데 어떻게 이 많은 숫자를 모았어?


제가 어디 가서 팔로워 많다고 말하기는 그래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주위에서 팔로워를 사라고 해서 귀 얇게 팔로워를 구매했었어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이 어떤 시스템으로 감시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반에는 반응이 잘 나오다가 어느 순간 도달률이 확 떨어지더라고요. 


네이버 블로그도 저품질이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정상적이지 않는 방법으로 블로그를 키우면 네이버 검색에 노출도 잘 안되고 이런 거요. 제 인스타그램도 해시태그 검색도 안되고 도달률도 떨어지고.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망한 거니까 그냥 계정을 새로 파서 시작하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생각해보니 이 숫자를 언제 또 모으나라는 생각이 스치더라고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새로 계정을 시작하지 않고 원래 쓰던 계정에 하나씩 올렸어요. 다행히 어느 순간 팔로워들이 늘기 시작하더라고요. 주제도 하나만 딱 정해서 꾸준히 올리고 있어요.



어떤 주제에 관한 건데?


저는 헤어를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헤어와 관련된 걸 다 올렸었어요. 커트, 염색, 펌 등 제가 하는 걸 다 올렸어요. 그러다가 그냥 하나만 올려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남자 펌에 관한 포스팅만 올렸어요. 딱 하나 주제로 꾸준히 올리니까 반응이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남자분들 팔로워도 많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분들이 손님들이야? 아니면 다른 디자이너 분들이야?


초반에는 손님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다른 디자이너 분들도 팔로우를 해주시더라고요. 제가 샵도 운영하지만 디자이너분들에게 강의도 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제가 하는 강의가 궁금하신 분들이 팔로우를 해주시는 것 같아요. 


처음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때 이게 내 사업에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


솔직히 블로그나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인데 100% 확신하고 시작한 적은 없었어요.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예요. 일단은 해보자였죠. 더군다나 큰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안 할 이유가 없었죠. 한 명의 고객이 오더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죠.


인스타그램으로 매출이 나오고 있어?


그럼요.


고객들이 어떤 해시태그로 검색해서 샵을 방문해?


아무래도 우리가 야탑에 있는 미용실이다 보니까 #야탑미용실 로 검색해서 오셔요. 세부 키워드로도 검색하시죠. #야탑여자파마 나 #야탑남자파마 이런 식으로 요. 


네이버 검색으로 많이들 찾아보셨는데 요즘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으로도 검색을 많이 하시는 거네?


전보다 확실히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그럼 너네 샵에 오시는 분들을 봤을 때 네이버와 인스타그램 통해서 오시는 신규 손님들 비율이 어떻게 돼? 예를 들면 네이버가 70%이고 인스타그램이 30%라고 나눈다면? 


이걸 딱 나누기는 힘들어요. 여전히 사람들은 네이버에서 검색을 많이 해요. 네이버 플레이스나 블로그를 통해서 브랜드를 인지하게 되죠. 아시다시피 브랜드를 인지한다고 전부 구매를 결정하지 않아요. 그 브랜드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 하죠. 그런데 소비자들이 이전과 달리 네이버 블로그를 100% 신뢰하진 않아요. 광고성 글이 많다는 걸 이제는 알거든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대체수단으로 인스타그램에서 한 번 더 검색하는 것 같아요. 미리 머리를 해본 다른 소비자 후기나 헤어숍이 직접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서 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요.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인스타그램으로 더 많은 정보를 얻는다는 거네? 그럼 인스타그램을 보고 왔다는 걸 어떻게 알아?


제가 하는 일은 특성상 소비자가 사진을 가져와서 '이런 머리 해주세요'라는 요청이 빈번해요. 그 사진이 저희 인스타그램 계정에 있는 사진이니 어떻게 방문을 했는지는 자연스럽게 알게 되죠. 


제 생각에 요즘 사람들은 점점 더 글을 안 읽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은 사진으로 모든 걸 표현하잖아요. 사람들이 거기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은 어떻게 운영 중이야? 특별한 너만의 방법이 있어? 


일단 운영하면서 사람들의 반응과 인스타그램 내부 알고리즘을 많이 고민해요. 다양한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 유독 '좋아요'나 '도달률'이 좋은 게 있어요. 그러면 그걸 분석하죠. 왜 이건 사람들이 좋아요를 많이 눌렀을까? 인스타그램은 왜 이걸 많이 도달시켜줬을까? 와 같은 걸요.


이전에는 사진만 올렸는데 요즘은 동영상을 전보다 많이 올리는 이유가 내가 내린 결론 때문이었죠. 사진과 동영상을 번갈아가면서 올려봤는데 인스타그램 릴스가 나오면서 동영상으로 올리는 도달률이 더 잘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동영상을 더 자주 올리게 되었죠. 당연히 인스타그램에서도 본인들이 많은 새로운 기능이니 초기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이득을 주려고 하겠죠. 그렇게 릴스에 올리면서 또 어떤 영상이 반응이 좋은지 계속 살펴봐요. 좋아요가 잘 나온 동영상을 보고 비슷하게 계속 만들어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올려야 팔로워들이 꾸준히 방문을 해주니까요. 



디자이너분들 대상으로 강의도 하는데 어떻게 모객을 해?


당연히 먼저 수강하셨던 분들이 추천을 해주시기도 하는데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보고 강의를 신청하세요. 따로 광고비를 안 쓰고도 꾸준히 모객이 돼요. 인스타그램에게 감사드리죠. 


강의비가 얼마인지 물어봐도 돼?


카핑 컷 강의이고 3회 차로 진행하는데 서울은 99만 원이고 지방은 110만 원이에요. 


이렇게 비싼 강의를 인스타그램을 보고 신청한다고?


네. 인스타그램 덕을 잘 보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예요. 


헤어숍을 하는 분들에게 인스타그램에 관해 조언을 해주고 싶은 거 있어?


일단은 예쁘게 보이는 머리를 만드는 게 당연히 제일 중요해요.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사진을 어디서 찍느냐에요. 똑같은 머리도 어디서 찍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정말 달라져요. 샵 내에서 사진이 잘 나오는 장소를 찾는 게 중요해요. 저도 우리 샵에 사진을 찍는 장소가 정해져 있어요. 거의 모든 사진을 거기서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죠.


펌이 예쁘게 나와도 어디서 찍느냐가 중요한 거구나.


그럼요.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눈으로 보는 건 빛과 굴절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으니까요. 조명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머리카락 날림이 보이거나 안보이기도 해요. 아웃라인 형태도 마찬가지고요. 


궁금한 게 그럼 머리를 끝내고 손님을 그 장소로 끌고 가서 사진을 찍어? 손님들인 순순히 안 가실 것 같은데?


네 그 장소로 모시고 가서 찍어요. 그런데 우리 인스타그램을 보고 방문하신 분들은 우리가 사진을 찍는 샵이라는 걸 미리 알고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시죠. 그리고 초기에는 재료비 정도만 받고 모델을 구해서 사진을 찍었어요. 일단은 올려야 할 게 있어야 하니까요.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정해놓고 올리는 거야?


처음에는 하루에 하나씩 무조건 올렸는데 요즘은 그렇게 많이 올리진 않아요. 하지만 스토리는 계속 무언가를 올려둬요. 제가 살아있음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니까 (웃음)



사진 찍는 걸 배운 적이 있어?


사진 찍는 걸 배운 적은 없고 아이폰을 샀어요. 원래 갤럭시를 썼는데 카메라는 확실히 삼성이 좋아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에 올리기에는 아이폰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아이폰 특유의 노란빛 감성이 있어요. 


인스타그램 팔로워들 댓글도 달아주고 해?


원래는 했었어요. 오래전에는 요. 변명이긴 한데 요즘은 많이 바빠서 좋아요 버튼만 누르죠. 전보다는 줄긴 했지만 댓글을 달기는 해요. 제 생각인데요. 블로그도 지수가 있잖아요. 인스타그램도 알고리즘을 짤 때 그런 부분을 분명 반영했을 거예요. 다른 인스타그램에 좋아요도 잘 눌러주고 댓글도 잘 써주는 계정을 조금 더 많이 노출시켜주자고요.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할 말은?


인스타그램으로 좋은 기회들이 저에게는 계속 생겼어요. 생기고 있고요. 아직 망설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는 걸 권해드려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큰돈이 드는 게 아니니까요.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도 머릿속에 계속 맴돈 말이 있다. 큰돈 드는 거 아니니까 한 번 해보라는 이야기. 사람들은 너무 고민이 많다. 그 고민이 항상 사람들을 망설이게 만든다. 인생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시도해야 한다. 당연히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보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으면 그냥 시작해보는 걸 권한다.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사업이나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무언가를 시도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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