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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으로만 연 매출 10억 (총 연매출 30억)

6만 팔로워를 가진 이소품 


아는 형이 대구에 차를 사러 간다고 대구로 올라오라고 했다. 난 부산에 살고 있고 대구는 1시간 넘게 걸리는 곳이다. 하지만 이 형은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형이다. 내가 1시간이나 걸려서 형이 차를 사는 걸 보러 가는 건 아무 의미 없는 일이라고 이성적인 사람들은 판단하겠지만 이 형은 그냥 본인이 대구에 가니 나보고 오라고 했다. 나 또한 그다지 바쁜 사람도 아니고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어서 올라갔다. 


이 차다. 이 형은 결국 샀다.

차를 보고 나서는 대구에 아는 대표님을 만나러 가자고 했다. 난 전혀 몰랐던 일정이었고 점심을 사준다고 하니 또 좋다고 따라갔다. 거기서 인생 닭요리를 먹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침이 고인다. 거기서 뵙게 된 대표님이 오늘의 주인공 이소품 대표님이다. 대표님께 인터뷰를 요청드린 건 물론 인스타그램을 잘하시는 것도 있었지만 그 닭요리를 또 먹고 싶은 핑곗거리를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계획과는 달리 대표님은 서면으로 인터뷰를 하자고 하셨다. 세상 일은 뭐든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여쭤보고 싶은 내용을 적어서 보내드렸다. 그리고 카톡으로 답변을 보내주셨다. 




인스타그램은 어떻게 시작을 하게 되셨나요? 그리고 간단한 소개도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저희 회사 소개부터 드릴게요. 이소품은 2004년 옥션이나 지마켓 같은 오픈마켓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자사몰과 스마트 스토어 외 30여 개 대형몰에 입점하여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캠핑소품 등을 판매 있고요. 그리고 전국 온, 오프라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B2B몰 (주)트렌드 컨테이너 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은 시작한 건 몇 년 진인 2018년 무렵인 듯해요. 계속된 적자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었을 때

검색광고를 통한 유입은 대부분 일회성 구매로 끝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재방문, 재구매로 연결시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입점몰에서 기획전 참여, 할인 이벤트 등은 단발성 매출은 일으킬 수 있었지만 제한된 품목 안에서 계속적인 반복 할인을 하다 보니 노출과 가격저항이라는 틀 안에 갇히더라고요.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브랜드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온라인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페이스북 광고 강의를 듣다가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어떻게 모으셨나요?


처음에는 어떤 콘셉트로 게시글을 올리는 게 좋은지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방향성을 잡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아마 인스타그램을 시작하시는 대부분이 이런 고민을 하실 거예요. 그래서 무작정 하루에 게시글 3개씩 의무적으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 위에서 1개, 점심 먹고 1개, 퇴근 후 저녁시간에 1개. 그렇게 2년 넘게 했던 거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아내에게서 인스타그램 중독이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으니까요. (웃음)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매일 꾸준히 한다는데 사실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근데 그렇게 매일 꾸준히 올리다 보니 어떤 글에 고객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고, 구매를 하는지와 같은 반응을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쌓여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축적된 나만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방향성을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모으기 위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셨나요?


평소와 다름없이 그냥 팔로워를 체크하는데 이상하게 새로고침을 누를 때마다 팔로워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거예요. 어? 뭐지? 하면서 추적을 해봤는데 그 당시 7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가 내 돈 내산으로 저희 제품을 구입해서 후기를 올려주셨더라고요. 단기간에도 그렇게 빨리 증가를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이 대표님 사업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하셨나요? 이유는요?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까지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어요. 하나의 홍보채널 정도로 시작했던 게 지금은 저희 비즈니스에 엄청 큰 영향력을 주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매출이 나오고 계신가요?


초반 2000~5000명 정도일 때도 저희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의 반응이 있었어요. 그 당시에 매출 전환이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하다가 팔로워 증가와 비례해서 점차 매출이 올랐던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 광고도 집행하는데 ROAS 1,700%까지 나온 적도 있어요. 쉽게 이야기하면 광고비 천 원을 썼는데 매출이 광고비 대비 17배인 17,000원까지 나왔다는 의미입니다.


이 정도 ROAS면 광고비에 매일 1억씩 투입해도 전혀 아깝지 않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매일 1억을 광고비로 쓰면 매일 17억 매출을 보장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웃음) 하지만 아쉽게도 폭발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재고부족으로 중도에 광고집행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스타그램 이벤트는 어떻게 기획을 하시나요?


저는 이벤트를 할 때 캠페인의 목표를 잡고 기획을 하는 편이에요. 이 방식은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하면서 경험했던 걸 응용해서 이벤트에 접목했어요. 페이스북 캠페인에는 브랜드 인지도, 도달, 트래픽, 참여, 잠재고객 확보, 전환 등 다양한 캠페인의 목표가 있었습니다. 내가 어떤 목적을 두고 이벤트를 하는 건지 고객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무리 제품이 좋다 해도 제품에 대한 인지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우리 제품 좋으니까 사세요~라고 하는 거보다 제품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만들려고 해요.


예를 들어, 제품을 현지 공장에서 샘플링하는 과정부터 고객들에게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해요. 예를 들면 사진과 함께 '이런 제품 만들어볼까요?'나 '이런 거 어때요?'와 같이 이 상황을 팔로워들과 공유를 합니다. 입고되는 과정까지 겪게 되는 에피소드도 공유해요. '현지 코로나 락다운으로 배가 뜨지 못하고 있어요'와 같은 이야기 하면서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시키려고 합니다.


제품 출시 직전에는 참여 이벤트를 통해 도달률을 극대화시킨 후 얼리버드 특가와 같은 이벤트로 연결고리를 만들어 흐름이 이어지도록 만들 때도 있어요. 그렇게 구매 전환을 통해 초반 리뷰를 최대한 확보하고 2차 잠재고객들에게 구매 결정에 좀 더 확신을 심어두는데 목적이 있어요.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확장성을 생각한다면 이 과정에서 유료광고를 병행하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어요.


효과가 가장 좋았던 이벤트는 무엇이었나요?


최근 신상품으로 입고되는 아이스박스가 있었는데 출시하기에 앞서 이벤트를 진행했었고 이틀 만에 2300명의 팔로워를 증가시킨 적이 있어요.


디자인은 예뻤지만 기존에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제품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가격대가 꽤 높은 제품이었기 때문에 사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제품을 충분히 인지시키고 호기심과 군중심리를 유발했죠. 그래서 '비싸지만 사고 싶은 제품'으로 만들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정식 오픈에 앞서 잠재고객을 더 확장시켰고 그렇게 만들어진 모수를 통해 성공적인 구매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었어요.


그리고, 구매전환이 아닌 트래픽 증가를 목표로 악성 재고를 무료 나눔으로 풀었던 적이 있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 댓글 수는 많지 않았지만 이벤트가 오픈되는 해당 시간 자사몰 사이트가 트래픽으로 마비가 되는 사태가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경험에서 고객들은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을 준비가 되어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단순히 제품 하나를 팔고 끝내는 1차원적인 목표를 두기보다 게시글 참여도를 높이고,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늘리고, 카카오 플러스친구를 늘리고, 자사몰 회원가입을 늘리고, 전환 매출을 만들고, 재구매를 유도해서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1타 N피 전략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해요. 그래서 유저 입장에서 과정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게 최대한 심플하게 설계하고 기획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이 외에도 재밌는 사례는 많았어요. 이 모든 사례는 누군가 알려줘서가 아니라 경험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으로 업종, 상품에 따라 케이스가 다 달라서 내 비즈니스에 맞는 방향성은 결국 본인이 찾아가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려는 후배 사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한다면 흙 속에 진주와 같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사람에게 내 제품을 확산시켜 도달시키고 우리 브랜드을 알리고 팬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인스타그램은 그 수단으로써 충분히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게시글에 기꺼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적어주고, 상세페이지에 진입해서,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는 과정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고객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브랜딩을 해야 하는 이유이구요.


진심을 다해 고객을 대한다면 충분히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은 누가 운영하시나요?


줄곧 제가 직접 운영을 해왔었는데 간혹 제가 너무 바쁠때는 잠깐 직원에게 맡길 때도 있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장님들은 다 바쁘시겠지만 인스타그램 운영은 처음엔 반드시 사장님이 직접 운영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아무리 능력과 센스가 뛰어난 직원이 있다 하더라도 브랜드 히스토리를 알고 있고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고객과 소통을 통해 어떤 제품에 반응을 보이는지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비즈니스 방향성을 잡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 사진이 예쁜데 누가 찍으시는 건가요?


대부분 제가 직접 촬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경험상 고객들은 예쁜 사진에만 반응을 하는 건 아니에요.

사진의 퀄리티보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진도 충분히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어요.


  

인스타그램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강의나 서적이 있으신가요? 


오프라인 강의를 들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주로 유튜브를 통해서 학습을 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 기초적인 내용 위주라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강사님들과의 친분을 통해 좋은 팁을 많이 얻기도 했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상품 선정 기준이 따로 있나요?


제품 몇 가지로 콘텐츠를 만들어 지속적인 브랜딩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보니 기존 제품들과 계속 새롭게 출시되는 신상품까지 제품들 골고루 다양하게 보여주려고 하고 있어요.


인스타 라이브 방송도 하시던데, 어떤 식으로 라이브 방송을 찍으시나요?


인스타 라이브는 최근에 시도를 해서 아직은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단계이고 사내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하고 있어요. 현재는 라이브 쇼핑 같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보다는 소통의 위한 라이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소품 대표님이 보내주신 답변을 금방 읽어버렸다. 분량이 짧아서 금방 읽었다의 의미가 아니다. 항상 3자 입장에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잘 운영하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뒤에 어떤 노력들이 있는지를 읽다 보니 금방 시간이 가벼렸다. 사모님께 인스타그램 중독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게 아마 인스타그램 운영의 기본 노력을 말해주는 것 같다. 인생 대부분의 것들이 그러하듯 어딘가에 미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값진 건 별로 없다. 


https://www.instagram.com/esop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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